시장 금리 인하 기대 후퇴, 6월 개시 전망 약해져
일부에선 9월 금리 인하 시작 '적절' 의견도
올해 3차례 아닌 2차례 인하 전망시 개시 지연 가능성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이번 주 금융시장 투자자들의 시선은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 쏠려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예상보다 높았던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향후 금리 전망에 미쳤을 영향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준은 19~20일(현지시간) 올해 두 번째 FOMC 회의를 개최한다. 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회의 종료 직후 공개하는 경제전망 요약(SEP)에 집중됐다. 예상치를 웃돈 지난 1월과 2월 물가 지표가 연준의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과 기준금리 예측이 얼만큼 반영됐을지가 관건이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1% 상승했으며 2월에는 3.2%로 오히려 오름폭을 키웠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1월 3.9%에서 2월 3.8%로 낮아졌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연준이 주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1월 전년 대비 2.4% 올랐으며 근원 PCE 물가지수는 2.8%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19 mj72284@newspim.com |
◆ "더 강한 확신 부족해"…금리 인하 기대 후퇴
시장에서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상당 부분 희석됐다. 18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51%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약 열흘 전만 해도 70%에 달했다.
오는 7월 30~31일 회의에서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은 40%로 나타나고 있다. 노무라 증권의 제러미 슈워츠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2개월간의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로 패배를 선언하기는 이르지만 인플레이션 문제가 다소 더 많다는 리스크(risk, 위험)를 키운다"면서 "이것으로 제한적 통화정책이 더 오래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 및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반기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위한 선행 조건으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꾸준히 향한다는 강한 확신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1, 2월 이처럼 강한 근거를 얻지 못한 만큼 연준이 좀 더 기다릴 것이라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금리를 급히 내려야 할 이유도 없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27만5000건으로 시장의 기대치 20만 건을 웃돌았다. 실업률이 3.9%로 25개월간 최고치를 기록하고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세가 0.1%로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가 견조하다는 게 시장 대다수의 평가다. 소비도 비교적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2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8일(현지시간) 선물시장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표=CME 그룹 페드워치] 2024.03.19 mj72284@newspim.com |
◆ 올해 두 차례 인하, 9월 개시 가능성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카고 부스 경영대와 함께 38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연준이 올해 2회 이하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나타난 3차례보다 적은 횟수다. 대다수 응답자는 첫 번째 금리 인하가 현재 시장 예측보다 늦은 7~9월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
하버드대의 제이슨 퍼먼 교수는 "연준은 정말 금리를 내리기를 원하고 모든 몸짓이 인하를 얘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표는 그들이 금리를 내리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퍼먼 교수는 "인플레이션의 마지막 마일이 꽤 고집스러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연준이 연초 인플레이션 지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두 차례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경우 1월과 2월 물가 지표는 '게임체인저'가 된 것이다. 노무라는 연준이 이번 주 올해 금리 인하 전망 횟수를 3차례에서 2차례로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
TD 증권의 오스카 무노즈 수석 미국 매크로 전략가는 연준이 올해 두 차례로 금리 인하 전망 횟수를 줄인다면 오는 9월 첫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11월 대선 일정이 FOMC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전에 일찍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 수준으로 내리기를 원하고 있다.
연준 출신인 드레이퍼스 앤드 멜론의 빈센트 라인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표는 9월이 최적의 금리 인하 시점이라고 말하지만, 정치는 6월이라고 한다"면서 "선거에 가까운 시기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