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젬백스앤카엘(이하 젬백스)은 진행성핵상마비 (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이하 PSP) 치료제 GV1001의 국내 2상 임상시험 환자모집을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2상 임상시험은 78명의 PSP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군과 시험1군(GV1001 0.56mg), 시험2군(GV1001 1.12mg)으로 나눠 6개월 동안 질환의 중증도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 서울의대 신경과 이지영 교수를 연구 책임자로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국내 최초의 PSP 임상시험이다. 임상시험의 마지막 환자가 등록됨에 따라 9월 말경이면 모든 환자의 투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젬백스는 PSP 2상 임상시험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PSP 치료제 GV1001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조건부 허가를 위한 심사가 빠르게 진행되며 허가를 받을 경우 시판허가일로부터 4년간 독점권이 부여된다.
PSP는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에 속한다. '핵상마비'는 신경핵 이상으로 인한 안구운동의 기능이상을 뜻하는 말로, PSP는 눈동자가 점진적으로 잘 안 움직이는 것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이 외에 파킨슨병과 같이 보행장애, 강직, 떨림, 인지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만, 파킨슨병에 비해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신경퇴행성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타우 단백질 손상으로 인한 신경염증과 신경세포 사멸이 일어나는 등 알츠하이머병과 병태생리학적으로 유사하다.
젬백스는 타우 병증 형질전환 쥐(TauP301L0BiFC mice) 대상 전임상시험에서 GV1001이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와 응집을 억제해 운동능력과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전임상 결과는 국제 학회에서도 주목받았다. 지난 8월 GV1001 PSP 전임상 논문은 덴마크에서 열린 국제 파킨슨병 및 운동 장애 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f Parkinson's Disease and Movement Disorders, 이하 MDS)에서 최신혁신초록(Late-breaking abstract, 이하 LBA)으로 채택됐다. 10월에는 Neuro2023에서 PSP 분야 세계적인 석학 군터 U. 호글링거(Günter U. Höglinger) 박사(Ludwig-Maximilians University, LMU, Munich, Germany)가 새로운 다중기전의 PSP 신약후보물질로 GV1001을 지목하기도 했다.
젬백스는 이번 임상시험을 종료한 환자를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하여 12개월의 연장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연장 임상은 기존 임상과 달리 대상자 모두 GV1001 1.12mg을 12개월 동안 투여받는 단일군 임상시험이다. 젬백스는 이를 통해 GV1001의 장기 투여 효과에 대한 추가 데이터도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PSP 임상시험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PSP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젬백스는 미국 임상시험 사전작업에 돌입했으며, 유럽과 영국에서도 2상 임상시험 신청을 준비 중이다.
젬백스 관계자는 "PSP는 파킨슨병보다 증상 조절이 힘들고, 아직 전세계적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질병"이라며 "2상 임상 완료가 임박함에 따라 세계 최초의 치료제 상용화 시기도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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