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태 악화 소명에도 연이어 출석 요구"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SPC그룹이 허영인 회장에 대한 검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유감을 표명했다. 건강상태 악화 등에도 검찰이 무리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관련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2일 허 회장을 압송해 조사에 나섰다.
SPC그룹은 3일 입장문을 통해 "3월 13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제3부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위해 중요한 행사인 파스쿠찌사와의 MOU 체결을 앞두고 바쁜 상황이었기 때문에 출석일을 일주일만 조정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그럼에도 검찰에서는 출석일 조정을 전혀 해주지 않았고 연이어 출석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2.01 leehs@newspim.com |
이어 "고령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행사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는 과정에 누적된 피로와 검찰 조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조사 도중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며 "담당 전문의는 공황 발작 및 부정맥 증상 악화 가능성이 높아 2주간의 안정 가료를 요한다는 소견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영인 회장은 악화된 건강 상태에도 불구하고 검찰 조사를 회피하거나 지연하고자 할 의도가 전혀 없고 오히려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며 "건강상태가 호전되면 검찰에 출석하려고 하였고 그와 같은 사정을 소상하게 검찰에 소명하였음에도 그와 같은 허영인 회장의 입장이나 상태를 무시한 검찰의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허 회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장 48시간 동안 허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그룹 차원의 부당노동행위와 수사관과의 금품거래 사실을 알았는지, 이를 지시 혹은 승인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