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중기·벤처

속보

더보기

[상속세 합리화]② '정부가 2대 주주' 넥슨...예견됐던 '모자의 난' 한미약품

기사입력 : 2024년04월16일 15:40

최종수정 : 2024년04월17일 15:23

한국의 과도한 상속세율, 경영권 위협 현실로...
전문가들 "상속세 제도 개편, 기업 경쟁력 위해 필수"

[서울=뉴스핌] 양태훈 김신영 기자 = 넥슨과 한미약품이 오너 일가의 상속세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상속세 부담이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으면서, 해법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넥슨은 창업주 유족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지분을 물납하면서 정부가 2대 주주로 등극했고, 한미약품은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비화됐다.

[상속세 합리화] 글싣는 순서

1. 회사 지분 팔아 납부...'징벌적' 상속세 개편 서둘러야
2. '정부가 2대 주주' 넥슨...예견됐던 '모자의 난' 한미약품
3. OECD 24개국 중 20개국 '유산취득세' 방식 채택
4. 한국만 최대주주에 획일적 할증평가...실질과세 원칙 어긋나
5. 사모펀드에 팔리는 중소·중견기업들…"세율 15%까지는 낮춰야"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의 과도한 상속세율이 원활한 기업 승계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경영보단 상속세 납부가 급선무...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 오너가의 고민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유족은 약 6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넥슨 지주사 NXC의 지분 29.3%를 기획재정부에 물납했다. 이를 통해 NXC의 2대 주주로 올라선 기획재정부는 물납 받은 지분을 약 4조 7000억 원에 매각하려 시도했으나, 두 차례의 공개입찰이 모두 유찰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넥슨 오너가는 상속세 물납 이후에도 잔여 상속세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김 창업주의 유족인 배우자 유정현 이사와 두 딸 김정민·김정윤씨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약 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상속받은 지분의 가치는 1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법인 대주주 기준 최고 60%의 상속세율이 적용되면 약 6조 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유족들은 이미 물납한 4조 7000억 원어치를 제외하고도 1조 원이 넘는 상속세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산이 넥슨 지분에 묶여 있어 현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일부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NXC 로고. [사진=NXC]

문제는 NXC가 넥슨의 본사인 넥슨 일본 법인의 최대 주주라는 점이다. 오너가의 지분 매각이 그룹의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전망이다. 이에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배당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NXC는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어, 배당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배당소득세율 역시 최고 49.5%에 이르러, 막대한 세금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상속세 해결을 위해 배당 규모를 무리하게 늘릴 경우, 기업 가치 훼손과 성장 동력 저하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기업의 투자재원이 감소하고 핵심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기업이 준공기업처럼 되는 기형적인 상황"이라며, "창의성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게임사의 경우 지분 관계 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분 매각과 정부의 경영 개입 가능성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사기 저하로 핵심 인재들이 떠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넥슨 사례처럼 경영 승계 과정에서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가업승계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 기업 경영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일단락됐지만...상속세 재원 마련 요원

최근 있었던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갈등은 상속세 문제가 경영권 분쟁으로 번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1월 모녀 측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화학기업인 OCI그룹과 현물출자 및 신주발행 취득을 통한 통합 계약을 맺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법적 공방과 이사회 표대결 등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으나, 2020년 8월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이 타계하면서 이미 분쟁의 조짐은 보였다.

이듬해 3월 송 회장은 임종윤 현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 자리에 앉았고, 일각에서는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을 우려했다.

임종윤 사내이사 측은 한미와 OCI의 통합에 반대하며 제기했던 가처분 소송에서 "당시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국내 유력 로펌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으나 이미 송 회장의 경영권 분쟁 자문을 하고 있어 이해충돌이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송 회장이 분쟁에 대비하고 있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것은 상속세였다. 임 회장이 후계자를 명확히 지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5400억원의 상속세를 남긴 채 별세했고, 가족들은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일부 납부했으나 이자 부담으로 인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에 2023년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주도로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3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도 체결했으나 출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던 새마을금고가 유동성 위기로 인해 이를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대안으로 OCI그룹과의 통합을 선택했으나 형제 측은 주주가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모녀의 경영권 장악 의도가 깔려 있다며 반대했다. 결국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표대결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모녀가 추진했던 OCI그룹과의 통합은 불발됐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21 choipix16@newspim.com

한미 오너 일가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2700억원으로 절반 가량이 남았다. 송 회장이 1120억원, 임종윤 사내이사가 520억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510억원, 임주현 부회장이 570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차 납부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상속세 재원 마련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형제 측이 글로벌 사모펀드(PEP) 운용사와 손을 잡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수순을 밟을 경우 모녀와 같은 선택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식을 처분하는 선택지도 거론되지만, 임 부회장과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이 매물로 대거 나와 폭락하는 '오버행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2~3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는 제약업계에서 상속세는 한미약품만의 고민이 아니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상속세 세율을 개편하지 않는 이상 당장 막대한 상속 납부를 위해 재원을 마련하려면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실현 가능한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기업 승계 걸림돌 상속세...전문가들 "제도 개편 서둘러야"

전문가들은 한국의 과도한 상속세 제도가 기업 승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최고 60%에 달해 OECD 최고 수준"이라며, "이는 기업 승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과도한 상속세 부담은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상속세 감면을 부자감세 차원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속세 비율을 유지할 경우, 국가 경제뿐만 아니라 국민 복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상속세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고, 가업승계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홍 교수의 주장이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창업주의 고령화로 인해 상속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가장 좋은 해결책은 상속세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유럽의 경우, 상속세를 없애는 추세"라고 전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도한 상속세 부담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기업이 상속세 때문에 지분을 매각하면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적 기업을 많이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상속세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과도한 상속세로 인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책을 모색 중이다. 가업승계 지원 확대와 상속세 완화 등이 검토되고 있지만, '부자 감세'라는 정치적 부담이 개정안 마련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dconnect@newspim.com sykim@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의왕 오전왕곡, 1.4만 가구 들어선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029년 개통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그리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연계되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 일대에 약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의왕 오전왕곡지구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오전왕곡지구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에 걸쳐 있고 187만㎡(57만평)에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의왕 오전왕곡은 경수대로·과천-봉담 간 도시 고속화 도로에 연접한 부지로 산업 기능 유치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계획적 개발이 요구되는 곳이다. 특히 지구 내 친수 공간이 풍부해 정주 환경이 우수하고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해 자족 기능 확보를 통한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직주 근접 생활 공간 조성이 전망된다. 의왕 오전왕곡은 서울시 경계에서 약 10㎞ 남측, 의왕 IC 인근으로 인접 지역에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의왕고천지구, 의왕백운밸리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과천~봉담 도시 고속화 도로, 경수대로(국도 1호선)가 인접하고 있으며 의왕시청역(가칭) (동탄~인덕원선, 2029년 개통 예정)이 700m 거리에 위치한다. 현재 도시철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전왕곡지구는 주변에 형성되는 3개 광역철도와의 연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인덕원-동탄선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GTX-C 노선 연계성, 인덕원~동탄선 접근성 강화 등 철도 교통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대상지 북측으로 월곶~판교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현재 주거단지로 바뀐 백운호수 일대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될 전망이다.  현 과천-봉담 고속화 도로와 경수대로(국도 1호선)의 연결 및 주변 도로 확충을 통해 서울 등 지역 간 접근성 개선 및 교통량 분산도 추진한다. 의왕 TG 광역버스 정류장을 활용한 광역 대중교통 환승 체계 개선과 오전동과 왕곡동으로 분리된 사업 지구 간 도로 연결 체계를 구축해 지구 간 단절을 해소하고 단일 생활권으로 조성한다. min72@newspim.com 2024-11-05 15:00
사진
위고비 부작용 논란…"단순 살 빼는 주사 아냐"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가 품절 대란과 함께 부작용 논란도 지속돼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등에 대해 보고된 이상 사례는 0건으로 집계됐다. 식약처는 보고된 이상 사례가 없어 특정한 규제 등이 아직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경우 허가된 대상자만 처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주사형 비만치료제 처방 급증…해외서 부작용 발생 이어져 최근 주사형 비만치료제 처방이 급증하고 있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건 중 비대면 진료로 삭센다를 처방한 건수는 작년 12월 183건에서 지난달 3347건으로 18.3배 증가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성분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식약처 허가에 따라 지난 달부터 국내에 출시됐다. 이후 2주동안 품절 대란이 일어날만큼 처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2024.11.04 sdk1991@newspim.com 문제는 주사형 비 만치료에 처방 오남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만치료제 주사제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그런데 정상 체중군이 다이어트를 위해 처방받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미국 등 한국보다 앞서 위고비를 허가한 해외에서 부작용에 따른 사망 사례 등이 발생하면서 부작용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따르면 미국의 70대 남성은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결국 사망했다. GLP-1 계열의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를 1년 6개월간 투여하던 일본 여성의 경우 복통을 일으켜 소장을 절제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외 복통 호소, 구토 증상을 호소한 사례가 일어났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한 정상체중군의 무분별한 약물 사용은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약물의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비만과 대사질환이 없는 상황에서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비법처럼 약물치료가 인식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 식약처, 이상사례 보고 0건…"단순 살 빼는 주사 아냐" 정부는 국내에 보고된 이상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단순한 살빼는 주사가 아니기 때문에 치료 대상만 받아야 하고 의사 처방에 의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비만치료제 허가 이유에 대해 "모든 약이 부작용이 있는데 상외할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허가했다"며 "고도비만 환자들의 경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2024.11.04 sdk1991@newspim.com 반면 미국에서 발생한 췌장암 사망 사건의 관해 식약처 관계자는 "급성 췌장염은 예상되는 이상 사례"라며 "임상 시험을 했고 허가 범위 내 환자들이 사용해도 두통, 고통,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와 해외 부작용 사례는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국내·외 사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한테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조치하겠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만치료제는 단순 살 빼는 주사가 아니라며 허가된 대상자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식약처 관계자는 "이상 사례가 나타났다고 바로 조치할 수 없다"며 "인과관계가 증명되면 그것에 따른 적합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11-04 15:3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