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중국의 대표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미국 내 독립 재단을 통해 하버드 등 미국 대학의 첨단 연구에 비밀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비영리 광학·포토닉스 전문학회인 '옵티카' 산하의 옵티카재단이 주관하는 연구 대회의 유일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 신화사 = 뉴스핌 특약]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중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 마련된 화웨이 전시장 모습. |
2022년 창설된 이 대회는 그동안 수백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했으며, 화웨이는 이 대회를 징검다리 삼아 옵티카와의 협력이 금지된 미국 유수의 대학을 비롯한 전 세계 과학자들로부터 연구 제안 수백만 건을 모았다.
옵티카 회원들의 빛에 대한 연구는 통신·생체의학 진단·레이저 등과 관련한 첨단 기술의 바탕이 된다.
블룸버그가 살펴본 비공개 문서에는 "재단이 화웨이를 대회의 자금원이나 프로그램 스폰서로 지정할 필요가 없으며, 이 계약의 존재나 내용, 계약 당사자 간 관계 역시 기밀 정보로 간주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통신은 중국 기업을 겨냥한 미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가 국제 연구 자금 조달의 중심으로 남아있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 가운데 하나가 드러난 사례라고 꼬집었다.
통신의 취재 결과 대회 지원자와 대학 관계자, 심사위원조차 화웨이가 자금줄이라는 사실을 몰랐으며, 대회 자금이 해외 기업이 아닌 재단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었다.
화웨이 대변인은 "회사와 옵티카재단이 글로벌 연구를 지원하고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기 위해 대회를 만들었다"면서 "홍보로 비치지 않으려 공개하지 않았을 뿐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옵티카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즈 로가 역시 성명을 통해 "미국 기부자를 포함해 일부 재단 기부자들이 익명을 선호하는 건 특별할 것 없는 관행"이라면서 "화웨이의 기부가 외부 법률 고문을 거친 합법적인 결정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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