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증인으로 나선 코언,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지시 상세히 증언
"모두 트럼프 승인 필요...돈 지불 기록 남기지 말라 지시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결사' 역할을 해왔던 마이클 코언이 13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형사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다.
그는 이날 뉴욕 형사법원에 출석해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추문들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라고 자신에게 지시했고, 이에 따라 자신이 입막음 돈을 지불하는 과정 등을 상세히 증언했다.
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서 트럼프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건넸다고 양심선언하면서 '성추문 입막음 사건'을 공개한 장본인이다.
뉴욕 검찰은 코언의 폭로를 바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면서 34개 혐의를 적용해 형사기소했다.
코언은 이날 증언에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는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이 공개되지 않도록 13만 달러를 지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트럼프가 "그냥 그렇게 하라"고 일방적으로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코언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에게 여성과 관련된 추문이 많이 폭로될 것이라고 보고했고, 이에 대해 대책도 논의하면서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니얼스 외에 플레이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과의 불륜 관계도 보도되지 않도록 타블로이드신문 '내셔널인콰이어러'를 통해 해당 보도 독점권을 15만 달러에 사들이는 과정도 상세히 설명했다.
앞서 재판에 나왔던 트럼프의 친구이자, 내셔널인콰이어러의 모회사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페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탁으로 성추문 등이 대중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해당 사건의 독점 보도 권리를 사들인 뒤 이를 보도하지 않고 묻어 버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코언은 이날 재판에서 맥두걸에 지불될 15만 달러를 마련하는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와 나눈 대화 녹취 파일도 공개했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코언에게 직접 관련 대금을 지불할 것을 지시하면서 "어떤 거래 기록도 남기 말라"며 현금으로 처리하라고 말했다. 또 이후에 자신이 비용을 되갚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코언은 이밖에 트럼프의 혼외자 의혹 주장과 관련해, 트럼프 타워의 도어맨에게도 3만 달러를 지급하고 이를 무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업무를 처리하면서 수시로 보고했고 "모든 것은 트럼프의 승인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언의 증인이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 앉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