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용 데이터센터·전기차발 수요 증가...'톤당 1만500달러까지 오를 것'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관련 수요 확대 속 구리 선물 가격이 1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5.0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5% 올랐다.
제조업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구리의 가격은 세계 경제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대표적인 선행 지표다.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전기차(EV)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 더불어 데이터센터, 전력망 등에 두루 쓰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해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구리 가격이 당분간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구리 생산 라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 AI용 데이터센터·전기차발 수요 증가...'톤당 1만500달러까지 오를 것'
특히 구리는 최근 각광받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케이블의 핵심 소재다. AI 관련 기술이 발전하며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 내 전기 커넥터, 전원 케이블 등 다양한 용도로 구리가 사용된다.
데이터센터 자체의 전력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에서 2026년에는 1000테라와트시(TWh)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기차용 구리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늘고 있지만 이제 시장의 관심은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구리로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BofA는 전기차 등 운송 부문의 구리 수요도 올해 약 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리 수요가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공급 전망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국제 구리 연구 그룹(ICSG)은 올해 구리 생산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의 3.7%에서 0.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ICSG는 예상보다 느린 생산 증가세, 개발 프로젝트 착공 지연, 주요 생산업체들의 생산량 가이던스 수정 등을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11월 매장량 세계 10위권의 구리 광산 '코브레파나마'는 광업권 계약법령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결정에 광산 폐쇄가 결정됐다. 코브레파나마를 운영하는 퍼스트퀀텀 미네랄은 대법원의 판결에 코브레파나마 사업을 중단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광산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칸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올해와 내년 구리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고 밝히며 공급 부족 우려가 더 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며, 현재 톤당 1만185.5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구리 선물(3개월물) 가격이 조만간 1만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