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위원장 바뀌면서 파행 운영...2인 체제 벗어날지 관심
야당 "이 후보자, 노동 탄압 앞장선 인물...임명 시 탄핵 불사"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 소감부터 정치색이 강한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방통위 정상화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이 후보자를 비판하며 임명 강행 시 탄핵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며 "(이동관·김홍일 위원장 등) 두 분은 업무 수행에 있어 어떤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방송과 통신을 담당하는 기관의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방송장악을 이유로 전임 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던 야당에 비판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 뉴스핌DB] |
이 전 위원장은 취임 3달 만에, 김 전 위원장은 6개월 만에 자진사퇴했다. 야당이 전임 위원장의 독단 운영을 이유로 탄핵안을 표결하기로 하자 자진사퇴했다.
이전 방통위는 파행 운영이 지속돼 왔다.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된 이후 직무 대행 체제를 거듭했다. 1년 동안 이동관, 김홍일 등 전임자들이 자진사퇴했다. 특히 위원장을 포함한 5인 체제의 합의 기구가 2인 체제로 운영되면서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이 후보자 지명에도 5인 체제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방통위 파행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에서는 2인 체제에서 주요 안건들이 의결되고 있는 점에 대해 방송장악이라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MBC의 보도에 대해서도 비판하며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바이든 날리면' 같은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 준칙도 무시한 보도라고 할 수 있다. 음성이 100% 정확히 들리지 않으면 보도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방송은 지금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공영언론은 노동 권력, 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 그런데 공영방송, 공영언론의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 조직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후보자는 "이사 임기가 끝나면 마땅히 새 이사들을 선임해야 한다"며 "임기가 끝난 공영방송 이사들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은 전임 김 위원장이 의결한 것으로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해당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
한편 야당은 강경하게 맞서며 이 후보자의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 시 탄핵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사장은 MBC 민영화를 논의한 당사자로 김재철 전 MBC 사장 시절 홍보국장, 기획조정본부장을 역임하며 노조 탄압의 전면에 섰던 인물"이라며 "MBC 보도본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보도에 있어 '전원 구조' 오보를 내고 세월호 유족들의 조급증이 민간 잠수사의 죽음을 불러 일으켰다며 유족들을 폄훼한 일도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언론개혁TF 단장인 한준호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이 전 사장은 2008년 MBC의 정권장악 야욕에 가장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며 "그는 거짓을 선동하고 국민을 기만했으며 언론을 흉기로 만들었다. 정부가 이번 지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이 전 사장은 국민으로부터 또다시 탄핵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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