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5일(현지시간) 독일을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영국 총선 결과를 소화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전장보다 0.94포인트(0.18%) 내린 516.60에 장을 마쳤다. CNBC는 "이날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노동당이 압승을 거둔 영국 총선이었다"면서 전날까지 이어진 유럽 증시의 상승세가 이날 숨고르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5일(현지시간) 총선 승리에 소감 밝히는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37.33포인트(0.45%) 하락한 8203.9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도 20.16포인트(0.26%) 내린 7675.62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0.81포인트(0.06%) 오른 1만8461.29에 장을 마쳤다. 독일 지수의 상승은 독일의 연립 정부가 내년 예산과 경기부양책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 2021년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한 사회민주당을 주축으로 우파인 자유민주당과 좌파인 녹색당이 함께 참여한 연립정부이다.
영국 총선에선 이날 현재 총 650석 중 648석이 확정된 가운데 노동당이 412석을 확보해 역대급 대승을 거뒀다. 이날 증시가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 몇 년간 보수당의 무능과 혼선에 시달려온 영국 시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2025년과 2026년 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에 비해 각각 0.1% 포인트 상향했다.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위불UK의 닉 손더스 최고경영자(CEO)는 "강력한 (노동당) 정부는 실제로 (경제에 유익한) 일을 할 수 있다"며 "이는 최근 몇년 간 영국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RBC 캐피털 마켓의 시장 분석가들은 "노동당의 선거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영국 주택 건설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 정부의 행동이 (선거 기간에 보였던) 발언과 일치한다면, 영국 건설 부문이 재평가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발언만으로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제 유럽 시장은 7일 실시되는 프랑스 조기총선 2차 결선 투표를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정치권에선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이 당초 우려와 달리 최종적으로 과반에 크게 못미치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 은행 BNP파리바와 스위스 은행 UBS가 영국의 HSBC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CNBC가 이날 보도했다. HSBC 주가는 약 2.5% 하락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지역의 가계 저축률은 지난 1분기 15.3%를 기록, 작년 4분기의 14.1%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했다고 유럽연합(EU) 공식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가 이날 발표했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몇년 중 가장 높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대 이전인 2020년 2분기의 25.1%에 비해선 아직 낮은 수준이다. 유럽의 저축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제 불확실성 등 때문에 미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