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발표에 더해 대표작, 작업 과정, 확장된 작품 세계 등 집약
[수원=뉴스핌] 박노훈 기자 =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은 7월 11일부터 9월 22일까지 2024 경기작가집중조명 '김은숙, 민성홍'을 개최한다.
'경기작가집중조명'전 포스터. [사진=수원시] |
'경기작가집중조명'은 중진 작가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경기도미술관과 경기문화재단 예술본부가 협력해 진행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동시에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독창적인 창작 활동을 지속하면서도 경기도의 지역성을 발현해 온 중진 작가의 작업 세계를 전시를 통해 밀도 높게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2024 경기작가집중조명에는 설치 작가 김은숙, 민성홍이 선정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기존의 신작 발표 개념에서 나아가, 작가들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교두보 역할을 한 대표작과 그 지난한 작업 과정, 그리고 신작으로 가시화한 확장된 작품 세계를 한 공간에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또 두 작가의 독자적인 공간을 연결하는 지점에 그간의 연구를 기반으로 '아카이브존 Archival Zone'을 마련했다.
아카이브존은 '경기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지니는 두 작가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며, 관람객에게 작업의 의미가 실질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기능한다.
작가 김은숙은 우리 사회에서 '소통'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동시대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작업 초기에 작가는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호체계의 의미를 전복하거나 강조하면서 자본주의에 잠재한 모순을 드러냈다.
2014년부터 작가는 '불확실성'이란 주제에 천착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 속 소통의 수단이라 할 수 있는 '신호'를 작품에 구현하는데, 그중 선박 간 깃발로 소통하는 '국제해군기류[international maritime signal flags]'를 채택해 작업을 심화했다.
국제해군기류는 알파벳 26개에 해당하는 문자기로 구성되는데, 각 깃발은 해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함축해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작가는 이러한 국제해군기류를 문자체계로 삼아 경구나 격언을 다시 이미지로 만드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신작 '잠수함 속 토끼와 탄광 속 카나리아'(2024)와 '포도나무 옆 붉은 장미'(2024)는 그동안의 미학적 고민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신호를 구축한 김은숙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또 다른 작가 민성홍은 개개인이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겪는 변화와 그 양상을 구조적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일상적인 환경과 주체가 맺는 관계에 집중, 본인을 비롯한 사회 구성원의 경험을 객관적 상관물[objective correlative]에 투영해 가시화한다.
작가는 새의 부리가 환경에 적응하며 저마다 다르게 진화했다는 사실에 착안해 다양한 형태의 새를 제작했다.
이는 작가 본인의 표상이자 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변하는 모티프로 볼 수 있다.
2010년대부터 민성홍은 도시 재개발로 인적이 사라진 곳에 남겨진 사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작가는 사물들을 작업실로 옮겨와 묵히고,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민성홍은 '중첩된 감성[Overlapped Sensibility]', '다시락(多侍樂)', '드리프트(Drift)', '스킨_레이어(Skin_Layer)' 등 여러 연작을 완성했다.
더 나아가 신작 '순환하는 신체'(2024)에서 그는 사물에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작가가 탄생시킨 이 '신체'는 관람객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간과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작가가 정교하게 구축한 '순환'의 신체는 관람객과 공간에 조응하면서 보는 이의 감각을 확장한다.
전시 기간 관람객이 김은숙, 민성홍 두 작가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도 운영한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경기도미술관 누리집(gmoma.ggcf.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ssamdor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