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황푸군관학교 입학한 한인 청년들 추적
중국에서 독립운동사 연구에 힘쓰는 강정애의 역작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식민지 조선에서 3·1 운동이 일어난 이후, 나라 밖에서는 무력으로 일본 제국을 몰아내자는 움직임이 구체화되었다.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청년들은 한반도를 떠났다. 그 무렵 외부 세력의 침입과 군벌의 난립 등으로 혼란을 겪던 중국은 제1차 국공합작을 성사시켜 내외부의 적을 함께 처리하고자 했다. 그 일환으로 세워진 것이 광저우의 황푸군관학교(육군군관학교)다. 정치적 식견을 가진 군사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했던 황푸군관학교는 중국인뿐 아니라 아시아의 피지배 민족 모두에게 열려 있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황푸군관학교의 한인' 표지. [사진 = 소명출판 제공] 2024.07.24 oks34@newspim.com |
국제 정세가 격변함에 따라 황푸군관학교는 개교 5년도 넘기지 못한 채 폐교되었다. 그러나 이곳을 졸업한 청년들은 군사, 정치적으로 성장하면서 이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황푸군관학교의 한인'(소명출판)은 황푸군관학교 출신 한인 입교생과 교관의 현황과 행적을 총정리한 책이다. 광저우에서 독립운동 연구에 힘쓰고 있는 저자 강정애는 독립을 위해 애써온 이들에게 "무엇인가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생각으로 황푸군관학교를 거쳐 간 모든 한인의 정보를 모았다. 당시 조선 독립의 열망을 갖고 이를 행동으로 옮긴 이들의 입학 시기, 경력뿐 아니라 입교 동기와 졸업 이후 행적 등 일종의 개인사를 총망라하여 조명했다.
크게 학생 편과 교관 편으로 나뉜 이 책은 기수별로 입교생을 정리하였을 뿐 아니라 '황푸군관학교 동학록(黃埔軍校同學錄)'에 나오지 않은 입교 추정 인물까지 추가하여 독립운동가의 정보를 생략 없이 최대한 담고자 했다. 저자 강정애는 한국 방송통신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1991년 중국으로 유학했다. 2009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황푸군관학교 학생 묘원에서 한국인 두 분의 묘비를 발견한 후 광둥성, 광시성, 푸젠성에서 진행된 독립운동 연구에 힘쓰고 있다. '광저우 이야기'(수류산방, 2010), '중국 화남지역의 한국 독립운동사'(수류산방, 2019, 비매품), '하이난의 천인갱'(유페이퍼, 2022, 전자책)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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