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하를란, 최세진 銅 가로채고 사브르 단체선 역전승 주역
하를란 "메달 두 개 들고 귀국해 기뻐... 한국 항상 잘해 선망하는 팀"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 올하 하를란이 또 한번 한국을 울렸다. 하를란이 선봉에 나선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열린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한국을 45-42로 꺾었다.
한국에겐 금메달이 은메달로 바뀐 뼈아픈 역전패였지만 우크라이나에는 기적 같은 역전승이었다. 8라운드까지 37-40으로 뒤진 우크라이나는 전하영(서울특별시청)과 하를란이 맞붙은 9라운드에 8-2로 크게 이겼다. 프랑스 팬들은 하를란을 자국 선수처럼 응원했다. 하를란은 출전한 3개 라운드에서 도합 22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라운드 평균으로 7점이 넘게 점수를 올린 셈이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 하를란이 4일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한국을 제치고 우승하자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4.07.30 psoq1337@newspim.com |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 하를란이 지난 30일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을 확정짓고 울먹이며 최세빈과 손을 마추지고 있다. 2024.07.30 psoq1337@newspim.com |
하를란은 2022년 러시아와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조국에 메달과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하를란은 지난달 29일 여자 사브르 개인전 3위 결정전에서 최세빈(전남도청)을 제압하고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에도 최세빈에게 5-11로 밀리다 15-14로 역전승을 거둬 최세빈의 동메달을 낚아챘다.
하를란은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를 15-7로 물리치고 악수를 거부하고 피스트를 벗어나 실격당했다.
이날 시상식을 마친 하를란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 4월 이후 우크라이나에 계신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금메달과 동메달을 들고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한국과 결승전은 굉장히 어렵고, 흥미로웠다. 한국은 항상 잘한다. 내가 선망하는 팀이기도 하다. 그런 팀과 결승에서 맞붙어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금메달을 딴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그분은 당장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 많을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승전이 끝나자마자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하를란이 45점째를 찍고 동료들과 환호하는 영상을 올리며 "우크라이나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알게 된 하를란은 "기쁘다. 얼른 댓글을 달겠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하를란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기 전 공동취재구역에서도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 조국, 그리고 조국을 지키는 사람들이 정말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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