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지자체

속보

더보기

[기고] 양시봉의 독립유공 포상 누락을 지켜보면서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정연수 문학박사·평론가

1945년 해방 이후부터 2024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는 독립운동의 정신과 친일세력 간의 끊임없는 갈등으로 점철되어 왔다.

최근 양세봉 조선혁명군 사령관을 지킨 그의 두 동생 양시봉과 양정봉의 독립유공 포상 누락을 지켜보면서 믿을 국가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없는 서민에게 있어서 국가는 믿을 것이 못 되거나, 국가를 믿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조부의 독립운동을 부모를 통해 온몸의 유전자로 기억하는 독립운동 후손으로서는 얼마나 허탈 것인가. 믿을 수 없는 조국, 믿어서는 안 되는 조국, 그런 조국에 대한 기대를 이제는 버려야하는 것일까? 양세봉 장군은 대한민국에서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에서도 독립운동의 영웅으로 섬기는 대표적 독립투사이다.

그런 독립투사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가족의 헌신과 고난이 있었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당시는 요즘처럼 핵가족 시대가 아닌, 대가족 사회가 유지되던 것을 감안하면 말이다.

양시봉과 양정봉의 독립유공 포상 탈락은 단순히 개인의 명예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독립운동의 가치와 역사적 정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사건이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에게 있어, 이러한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준다.

2000년에 이어 2019년, 2022년 새로운 자료를 발굴할 때마다 유공자 신청을 했으나 번번이 "군자금 제공 등 독립운동 사실에 관한 거증 미비" 혹은 "활동 내용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자료 미비"로 탈락했다.

세계 경제 대국 10위권이니, OECD가입국이니, 정보통신 강국이니 같은 자랑을 할 게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미흡한 자료를 찾고, 주변의 생존자를 찾아 증언 구술이라도 나서야 할 것 아닌가? 가족의 삶 자체만으로도 생생하게 증거되는 가족의 진술을 믿지 않고 어디서 어떤 자료를 더 가져오라고 하는 것인가.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이 대부분 열악한 상황인 것은 대한민국의 보편적 현실이다.

더구나 중국 조선족으로 살아가는 독립운동가 후손의 처지는 더욱 힘든 현실인데 말이다. 조선족 김춘련(양시봉의 외손녀)이 발로 뛰어가면서 '한국독립당 청원현 총본부 재무부장' 기록을 찾아 다시 증빙하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 보훈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원현 공안국 당안 복사본이 가장 유력한 증명 재료라고 생각하여 2022년도에 신청할 때는 한글로 번역하여 제출했는데도 탈락되었어요."라고 말하는 양시봉의 외손녀 심정에는 절망감이 배어있었다.

그녀의 외조부가 목숨을 걸고 지켜낸 대한독립의 가치가, 현재의 국가 체제 내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역사적 정의와 민족의 자존심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친일로 득세한 이들이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곁에 포진하는 동안 우리는 친일을 단죄하지 않고 국가를 세웠다. 그러한 결과가 현재는 광복절을 무시한 건국절 타령이 국가의 녹을 먹는 공직자의 입에서까지 나오고 있다.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망언을 일삼는 친일세력이 독립기념관 관장까지 임명된 세상이다. 하여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대통실을 향해 직격탄을 쏘았다.

이종찬 회장의 조부인 이회영은 전 재산을 털어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 독립운동에 나선 인물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조국 혁신당 대표는 "밀정을 국가 요직에 임명하는 자가 왕초 밀정"이라면서 친일 밀정을 축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까지 비굴하게 자신의 안일만 생각하면서 제국주의나 독재정권에 빌붙어서 부와 권력을 누린 이들이 단죄되지 못했다. 이런 자들이 대한민국의 권력을 잡고는 독립운동가를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후손들이 가난한 것을 알면서도 외면했다.

친일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반공 이데올로기에 열을 올렸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좌파니 빨갱이니 하는 말로 분열이 되고 있으니, 남북의 통일은 고사하고 남한 내에서도 내내 분열에 시달렸다.

윤석열 정권 들어서는 독립운동가의 명예마저 짓밟는 일이 노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항일투쟁에 나서던 독립운동가들이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 세력과 손잡고 항일운동을 전개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하던 중국과 러시아에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물결이 세계적 조류처럼 흐르고 있었다. 시대와 환경에 맞춰 '대한독립'만을 생각하면서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이념과 상관없이 독립운동에 나선 투사들을 마치 현재의 공산주의자처럼 매도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일제강점기의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는 현재 북한의 '김일성 공산주의'하고는 완전히 다른 사상이다. 남한이 북한과 '적'으로 대결하는 실정을 감안하더라도 북한 공산주의와 일제강점기의 공산주의는 전혀 다른 사상이다.

그걸 모를 리 없으면서도 독립투사들을 공산주의자로 치부하여 지우려는 시도는 매우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을 처단하며 괴롭히던 '매국적 친일세력의 후손'들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직적 음모가 담겨 있는듯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를 보면, 독립운동의 가치를 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홍범도 장군의 동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철거하고, 김좌진 장군의 이름을 지우는 등의 행위는 의도적인 역사 지우기이다.

이는 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국가가, 오히려 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해방 이후 우리 사회가 친일세력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데 있다.

이승만 정권부터 시작해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사독재 시기 동안, 친일세력들이 오히려 반공이데올로기를 앞세워 권력을 유지하고 확대해 왔다. 이들은 자신의 '친일' 과거를 감추기 위해 극단적인 반공 정책을 펼쳤고, 이는 결과적으로 남북 분단을 고착화하는 데 일조했다. 한반도의 평화가 자꾸 늦어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극우들이 선거 때마다 북풍 공작을 펴고, 빨갱이 소탕이니, 남한 내 간첩이 많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것도 분열이 개인 권력 획득에 이득이라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이다. 평화에 관심없는 이들이 분열과 불안을 조성하여 권력 유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우리 사회의 좌파들이 아니라, 극우들이 북한 지도자를 더 닮아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한반도의 분단도, 6.25 전쟁도 없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빨갱이니, 간첩이니 같은 이념 싸움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공산주의를 향해 알 수 없는 두려움이나 적개심을 지니는 것 모두 일본제국주의에 그 원죄가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일제의 침략과 그에 부역한 친일 세력들의 행태에 닿게 된다. 분단의 원흉인 일본제국주의의 침략도 문제거니와 그에 맞서지 못한 친일 매국세력은 더 나쁘다.

이완용처럼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세력들이 2024년 현재도 활동하면서 독립운동의 정신까지 훼손하며 친일에 나서는 중이다. 일제강점기의 치욕적 역사를 왜곡하거나, 때로는 미화하면서 노골적으로 매국적 친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재 일본과의 교류나 협력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없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노력을 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이다.

1909년부터 1945년까지의 일본 제국주의와 그에 부역한 친일파들의 행위는 분명히 비판받아야 하며, 그들의 후손들이 현재까지도 그러한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는 태도는 매우 부적절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과거 친일 행위를 통해 축적한 부와 권력을 바탕으로 현재까지도 사회적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세력들이,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을 오히려 폄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역사 인식의 차이를 넘어, 현재 한국 사회의 불평등 근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제국주의 편에서 민족을 갉아먹은 친일세력, 독립운동가를 해치던 밀정을 우리는 지금까지도 청산하지 못했다. 매국 혹은 반민족 행위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고, 그 재산을 기반으로 현재의 권력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물론, 독립운동가의 정신마저 훼손하려는 시도를 우리는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친일 매국노였던 부모를 스스로 단죄할 수는 없겠지만, 일본 덕에 근대화를 이뤘다거나, 독립운동가가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였다는 식으로 왜곡시키는 행위까지 나아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단언컨대, 친일 매국노의 부모와 조부모를 둔 덕에 대한민국에서도 권력의 호사를 누리는 자들이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의 핍진한 삶까지 폄훼하는 일은 일본제국주의자 보다 더 나쁜 행위라는 점이다. 우리는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고, 독립운동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해야 한다.

동시에 과거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국가 발전과 역사적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다.

이제라도 양세봉 조선혁명군 사령관을 지킨 그의 두 동생 양시봉과 양정봉의 독립유공 지정을 위한 자료 조사 작업에 정부가 나서기를 촉구한다. 또한, 그동안 유공자 지정 신청에 탈락된 모든 이들에 대한 조사 역시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기를 바란다.

한 정치인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겪고 있는 가난과 서러움, 교육받지 못한 억울함, 그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가난하고 버거운 생존을 이어가던 독립운동 후손들에게 조부모의 독립유공 확증 자료 수집의 일을 떠맡기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부디, 증언자들이 고령으로 더 세상을 떠나기 전에, 미지정 독립유공자에 대한 고증작업을 국가가 직접 나서길 촉구한다.

2024.08.25

정연수 문학박사·평론가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日 장기금리 3% 목전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장기금리가 3%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관측이 확산하면서 국채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31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2.950%까지 상승했다. 전 거래일보다 0.030%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대표적 기준선인 3%까지는 불과 0.05%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BOJ가 이르면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국채 매도를 늘리는 한편 신규 매수를 주저하면서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것도 일본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케빈 워시 의장은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매수가 강해지면서 엔화는 달러당 160엔대까지 하락했다. 엔화 약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BOJ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일본이 엔화를 매수하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이후 시장에서는 엔저를 억제하기 위해 BOJ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의 금리인상 확률도 이미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BOJ 내부의 매파적 분위기도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27일 금리인상과 관련해 "다음 회의를 포함해 매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충분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9월 인상을 명시적으로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우려도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시장에서 국채를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재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넘어설지에 쏠리고 있다. BOJ의 추가 긴축 기대와 엔화 약세, 적극재정에 따른 재정 우려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블룸버그] goldendog@newspim.com 2026-08-31 11:01
사진
월가를 달구는 8가지 화두 이 기사는 8월 31일 오전 08시0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인공지능(AI) 번역을 바탕으로 전문 기자들의 검증과 분석을 거쳐 생산된 콘텐츠입니다. 원문은 8월28일 블룸버그통신 기사(Carry Trades to Treasury Twists: A Guide to the Hot Debates on Wall Street)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잇달아 시선을 끄는 정책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은 올여름 한산한 시기를 누리지 못했다.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는 엔화 강세를 유도하고 장기 차입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거래 기법에 눈을 돌리는 한편 당국이 반영해야 할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거래 기법과 이론이 뒤섞여 제시되고 있다. 이에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가장 뜨겁게 논의되는 주제들의 배경과 현재 상황,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본드 스티프너(Bond Steepener)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장기물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국채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며 올해 상승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장기채 보유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까지 오르면서 월가에서는 장기물 국채 가치가 단기물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이런 현상은 커브 스티프닝(curve steepening)으로 불린다. 재무부가 8월 10년물부터 30년물까지의 국채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음에도 이런 전망은 유지되고 있다. 해당 발표 이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지만 골드만삭스그룹(GS)과 웰스파고(WFC)의 금리 전략가들은 장기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훨씬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국가의 통화로 전환하는 고위험 거래를 의미한다. 신흥국 8개 통화 기준 블룸버그 누적 외환 캐리트레이드 지수 분기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이 거래는 신흥국 금리가 주요국 대비 높고 신흥국 통화가 달러, 유로, 엔 등 주로 차입에 활용되는 통화 대비 안정적이거나 강세를 보일 때 활발해진다. 이 거래는 7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2008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2024년 여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처럼 이 거래는 빠르게 반전될 수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달러 가치 하락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공급량이 제한된 자산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뜻한다. 이 용어는 잉글랜드의 헨리 8세나 로마 황제 네로처럼 금화와 은화에 구리 등 값싼 금속을 섞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린, 이른바 화폐 개악(debasement)을 단행했던 역사적 사례에서 비롯됐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미국의 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데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 구매력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경계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국 정책 당국이 의도적으로든 실수로든 달러 약세를 유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한몫하고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에 대한 논의는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을 계기로 확산됐다. 이후 2026년 중반 베선트 장관이 엔화와 미국 장기 국채를 지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을 승인하면서 월가에서 다시 논쟁으로 떠올랐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계획 발표 전후 블룸버그 달러스팟 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다만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이를 모두 디베이스먼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전면적인 이탈이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탈달러화(De-Dollarization) 디베이스먼트가 달러 가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개념이라면 탈달러화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는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축소하거나 기업이 달러가 아닌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전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국 밖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약 70%에서 최근 60% 미만으로 상당폭 낮아졌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장기적으로 달러 익스포저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가운데 유로화와 위안화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히면서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탈달러화 논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됐다. 미국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면서 미국이 자국의 금융 시스템과 통화를 무기화할 수 있는 능력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미국 증시는 여전히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채권시장 규모도 세계 최대다. 달러의 우위는 시장의 깊이와 미국 경제 규모, 그리고 이를 진정으로 대체할 만한 통화가 없다는 점에 뒷받침되고 있다.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금융억압은 1973년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로널드 매키넌과 에드워드 쇼가 만든 용어로 정부가 저축을 국채나 특정 우대 차입자에게 유도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뜻한다. 이런 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됐다. 자본 통제, 금리 상한제, 금융기관의 국채 보유 의무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채권 보유자들의 수익률을 낮춤으로써 정부는 과중한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연준은 2차 세계대전 기간과 종전 이후 단기 국채 수익률에 상한을 뒀다. 이 조치는 1951년 재무부-연준 협정 체결로 종료됐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베선트 장관의 국채 재매입을 정부 차입비용을 억누르기 위한 금융억압의 한 형태로 평가하고 있다. 관련된 개념으로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가 있다. 이는 부채 규모가 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 대신 정부의 저비용 차입 지원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 트위스트(The Twist) 베선트 장관의 재매입 전략이 실질적으로 장기채를 단기채로 대체하는 효과를 낸다면 이는 연준이 수십 년간 여러 차례 시행해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의 재무부 버전에 해당한다.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 포트폴리오 내 단기 국채를 장기 국채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장기 차입비용을 낮추고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였다. 베선트 장관은 자신이 트레저리 트위스트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략을 통해 단기 국채(T-Bill)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고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DB)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리서치 글로벌 총괄은 재매입 계획 발표 이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시작됐다"며 "재무부는 시장에서 듀레이션을 제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단기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사실상 "연성 금융억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를 베선트 풋(Bessent Put)이라고 부른다. 풋옵션은 매수자가 정해진 가격에 특정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 경우 시장에 대규모 매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트레이더들이 인지하고 있어 이에 맞서는 거래를 꺼리는 상황을 가리킨다.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정책 및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기간 투자자들이 결국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로 향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관세 정책,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 재임 당시 연준을 겨냥한 압박, 그린란드 병합 언급으로 인한 전통적 동맹 관계 훼손 등이 꼽힌다. 국가부채 증가와 같은 근본적인 취약 요인도 이런 흐름에 더해지고 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8월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지난해 약 8% 하락했다. 다만 해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 증시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발전에 힘입어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수익률곡선통제(Yield Curve Control) 장기채 재매입 규모를 늘리려는 재무부의 조치는 시장 원리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되도록 두지 않고 당국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정책과 이미 비교되고 있다. 미국·일본·독일·영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RBC블루베이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지, 그리고 이것이 결국 연준에 금리 억제를 위한 압박으로 작용할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은 이런 압박에 맞서 독립성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시 의장이 오랫동안 자산 매입 활용과 재정·통화 정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의문을 제기해온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연준의 협조 없이는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가 차입비용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엇갈린 성과는 반면교사로 꼽힌다. 당시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수익률 방어에 나섰지만 그 결과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8-31 08:1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