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페이' 활용, 임차인 알권리 보장·관리비 피해 분쟁 방지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 영등포구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오피스텔 관리비의 집행내역 실시간 공개'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50가구 이상 공동주택(APT)은 관리비 세부내역 공개가 법적 의무 사항인 반면 오피스텔(준주택) 등은 관리비 공개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 대부분의 오피스텔의 경우 건물 관리‧운영을 관리 위탁회사에 위임하므로 관리비 계좌의 입출금 내역은 위탁회사 관계자만 확인 가능하다.
이로 인해 오피스텔 위탁 관리 업체가 입주민에게 관리비를 과도하게 징수해 부당한 이윤을 챙기거나 쌈짓돈처럼 착복해 징역형을 선고받는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공간인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태다.
'청년과의 소통 간담회'에 참석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 [사진=영등포구] |
이에 구는 '오피스텔 관리비 집행내역 실시간 공개' 사업을 전국 최초로 추진한다. 관리비 운영, 시설물 유지‧관리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 관리비 횡령·배임 등 사건‧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오피스텔 월세 대신 관리비를 비싸게 받는 '월세 꼼수' 등 각종 문제들을 해소하고 청년을 보호하겠다고 구는 덧붙였다.
'관리비 집행내역 실시간 공개'는 신한은행과 ㈜페이컴즈가 공동 개발한 자금관리 시스템인 '클린페이(CleanPay+)'를 통해 이뤄진다.
오피스텔 거주자는 클린페이 시스템의 자금 용도별 전용 가상 계좌에 관리비를 입금하고 항목별 입금·지출 내역 등을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임차인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자체적인 감시 기능을 갖춘 시스템으로 오피스텔 관리의 투명성을 높인 것이다.
구는 이날부터 9월 23일까지 '오피스텔 관리비 실시간 공개시범사업 공모'를 실시해 참여 오피스텔을 모집한다. 참여 오피스텔은 추후 영등포구, 신한은행과 3자 간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구는 참여 오피스텔에게 '관리비 공개 오피스텔 인증 현판'을 수여할 예정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아직은 첫 단계지만, '오피스텔 관리비 집행내역 실시간 공개'로 관리비 횡령이나, 월세를 낮추고 대신 관리비를 대폭 올려받는 관행을 근절하는 긍정적인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인 만큼, 사회에 나온 청년들이 겪는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고 청년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제도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