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잠정 실적 발표 후 이례적 사과
"기술과 품질, 타협할 수 없는 자존심"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개선"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기대치를 밑돈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고객, 투자자에 대한 사과와 함께 위기 극복 메시지를 내놨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부회장은 8일 '고객과 투자자,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을 내고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께서 삼성의 위기를 말씀한다"며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진=삼성전자] |
전 부회장은 복합적인 위기 타개를 위한 전략을 밝혔다. 먼저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라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고 했다.
단기적인 해결책 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전 부회장의 생각이다.
또 "미래를 보다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守城)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고 했다.
지속적으로 거론돼 온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의 개선도 내놨다. 전 부회장은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해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특히 투자자 여러분과는 기회가 될 때마다 활발하게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기준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2024년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21%, 영업이익은 274.49%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증권가는 매출액 80조원, 영업이익은 10조원 가량을 예상한 바 있다.
스마트폰과 PC 수요 부진으로 D램 가격이 하락했고, 반도체 사업에서도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실적 부진이 영향으로 꼽힌다.
아래는 전영현 부회장의 글 전문이다.
삼성전자를 늘 사랑해주시는 고객과 투자자,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희 삼성전자 경영진은 여러분께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삼성의 위기를 말씀하십니다.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습니다.
고객과 투자자,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그러나 삼성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전과 혁신, 그리고 극복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습니다.
위기극복을 위해 저희 경영진이 앞장서겠습니다.
무엇보다,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습니다.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입니다.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입니다. 단기적인 해결책 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미래를 보다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미래를 개척하고, 한번 세운 목표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 달성해내고야 마는 우리 고유의 열정에 다시 불을 붙이겠습니다.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守城)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습니다.
셋째,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 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습니다.
우리의 전통인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재건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하여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투자자 여러분과는 기회가 될 때마다 활발하게 소통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 여러분,
저희가 치열하게 도전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반드시 새로운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저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