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앤비코리아 임원진 교체...'하이트진로 DNA' 불어넣기
미래 먹거리로 K뷰티 낙점...뷰티 사업 투자도 적극
주류트렌드 변화에 업계 숙제로 사업다각화 부상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하이트진로가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통해 인수한 화장품 회사 비앤비코리아 이사진을 자사 직원들로 재편하고 뷰티 사업 부문 투자를 본격화 했다. 주류 사업에서 벗어난 새 먹거리로 K뷰티를 낙점하고 보폭넓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비앤비코리아 이사진은 허재균 서영이앤티 대표이사와 하이트진로 임원이 임명됐다. 함봉춘 비앤비코리아 대표이사는 그대로 유임됐으나 조일형 기타비상무이사, 오용준 기타비상무이사, 신재국 감사는 해임됐다.
하이트진로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이달 17일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업체인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서영이앤티는 맥주 냉각기를 제조·유통하고 오일류 등을 수입판매하는 기업이다. 하이트진로그룹 오너 3세이자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최대주주(지분 58.44%)로 있으며 차남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과 박 회장 지분이 각각 21.62%, 14.69%다.
기업로고 [이미지= 비앤비코리아] |
비앤비코리아는 2011년 설립된 화장품 기업으로 달바, 메디큐브, 더마팩토리, 닥터 펩티 등 100여 개의 파트너십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화장품 제조업계 국내 매출 15위권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442억원, 영업이익은 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730억원이다.
허재균 서영이앤티 대표이사는 비앤비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비앤비코리아는 독보적인 화장품 제조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회사"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서영이앤티는 종합 식품을 뛰어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그간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인수는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그룹 차원의 사업 다각화 고민과 맞닿아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K소주를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체된 국내 시장 대신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다. 해외 시장의 K문화 확산세를 보고 K뷰티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뷰티 사업 확장을 감안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 계열사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22일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 지분 57.12%를 150억원에 취득했다. 또 다른 계열사 진로소주도 같은 날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의 지분 38.1%를 100억원에 매입했다.
서울 시내의 한 주점에 주류박스가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주류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업계 전반에 사업다각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주류 소비가 줄고 다양한 주종을 소량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소주와 맥주가 메인인 하이트진로 입장에선 변화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와인 수입사인 신세계L&B는 최근 자사 주류 전문 매장인 '와인앤모어'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환한다고 예고했다. 수제맥주를 판매하는 제주맥주도 냉동김밥으로 유명한 식품제조업체 이지에프(AGF) 지분을 매입해 사업을 다각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 소비가 줄고 다양한 주종을 즐기는 방식으로 바뀐 건 한국 뿐 아닌 전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만큼 사업다각화 등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