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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이 쇼펜하우어와 나눈 대화...'쇼펜하우어 플러스' 내놔

기사입력 : 2024년11월13일 10:00

최종수정 : 2024년11월13일 10:00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조영남의 인생이 만난 철학서
공감과 통찰, 재미를 담은 시공 넘나든 철학적 대화
조영남, 쇼펜하우어와 풀어낸  10문 10답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이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사유를 바탕으로 인생의 근본적 질문을 탐구하는 철학서 '쇼펜하우어 플러스'(문학세계사)를 내놨다. "삶이란 무엇인가?",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 "성공과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을 놓고 쇼펜하우어의 메시지에 조영남이 답하는 형식의 책이다. 조영남은 유쾌하면서도 독특한 시선으로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메시지를 재해석 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쇼펜하우어 플러스'. [사진 = 문학세계사 제공] 2024.11.13 oks34@newspim.com

가령 쇼펜하우어가 "인생은 고통이다"라고 말할 때, 조영남은 "그렇다면 고통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는 게 인생 아니겠나"라고 답한다. 고통과 권태를 당연한 것으로 보는 쇼펜하우어와 달리 조영남은 삶의 즐거움과 희망을 찾는 해답을 제시한다. 사랑과 우정, 성공과 실패, 예술과 죽음, 종교와 진리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대화는 끝없이 이어진다.

철학을 어렵게 느꼈던 독자들도 조영남의 진솔하고 솔직한 표현과 유머 속에서 철학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다. '쇼펜하우어 플러스'는 두 사람의 철학적 대화를 통해 삶의 문제를 현실적이고 인간적으로 풀어가며, 철학이 단순히 추상적인 학문이 아니라 삶에서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힘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책 속에서 나눈 조영남과 쇼페하우어의 대화록을 발췌해 봤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조영남의 그림 '노인과 에펠탑'. [사진 = 조영남 제공] 2024.11.13 oks34@newspim.com

◆ 조영남, 쇼펜하우어와 나눈 10문 10답

1. 끝도 없는 인간의 욕망 : 쇼펜하우어는 "채우고 또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라고 말한다. 이에 조영남은 "나는 70년 이상 이 세상을 살아왔다. 쇼펜하우어가 지적한 욕망 외에도 첨부해야 할 욕망이 몇 가지 더 있다. 젊어지고 싶은 욕망, 살을 빼고 싶은 욕망, 그리고 여자친구를 더 많이 만들고 싶은 욕망도 있다"고 답한다.

2. 어리석음 : 쇼펜하우어는 "어리석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 따분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습관적으로 비교하며, 우둔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그저 모방만 한다"고 말한다. 조영남은 이에 대해 "나는 평생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와 이탈리아의 테너 프랑코 코렐리를 부러워했다. 그래서 나는 어리석은 인간이다. 그런데 겁도 없이 나는 최근 임영웅을 나와 같은 체급으로 비교하곤 했다. 나이도 생각하지 않고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비교를 했는지 나 스스로도 의아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역시 따분한 인간이다"고 말하며, 솔직한 자아 반성을 유머로 표현한다.

3. 인생은 고통이다 : 쇼펜하우어는 "인생은 고통이다. 삶의 목적은 괴로움이다"라고 말한다. 조영남은 이에 대해 "인생은 '고苦'다. 고통이다. 이 '고'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영어로 '고go'는 '간다'는 뜻이고, '고통스럽다'의 '고'도 있다. 또 '고스톱'의 '고'도 있고, 외롭고 쓸쓸한 '고孤'도 있다"라고 답하며, 고통을 다층적으로 바라보는 그의 철학적 시각을 제시한다.

4. 현재의 귀중함 : 쇼펜하우어는 "우리는 매일매일 우리 앞에 펼쳐지는 순간 중에서도, 바로 지금 이 순간, 현재를 가장 귀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조영남은 "현재를 귀중히 여기는 문제는 여러 다른 문제보다도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어느 공중화장실에 이런 낙서가 쓰여 있었다. '주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을 위해 십자가를 등에 지고 골고다 언덕을 넘어가고 있는데, 당신은 이 순간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 옆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똥 싸고 있다. 시캬!' 이 짧은 대화 속에, 쇼펜하우어가 말한 현재의 귀중함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답한다.

5. 삶이란 비탄의 연속 : 쇼펜하우어는 "삶이란 비탄의 연속일 뿐이며, 따라서 낙천주의는 순전히 허무맹랑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재난에 대한 쓰디쓴 조롱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조영남은 "나는 타고난 낙천주의적 DNA를 무기로 '아, 이 세상이 나의 진정성을 몰라보는구나. 흠,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버텨내야지' 하며 말 그대로 입 꾹 다물고 그냥 참아 냈다. 그런데 쇼펜하우어는 이런 나의 낙천주의를 재난에 대한 조롱이라고 한다고? 어이가 없다"라며 긍정적 태도로 삶을 바라보는 자세를 보여준다.

6. 인간과 자연 : 쇼펜하우어는 "지상의 경치는 참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 경치 속에 사는 우리 인간의 모습은 늘 흉해 보인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의 경치 속에 살아선 안 된다"고 말한다. 이에 조영남은 "나는 자연을 볼 때마다 우리 조상 조물주가 어련히 잘 만들었을까 하며 덤덤하게 바라본다. 대신, 사람이 만든 물건들을 자연보다 훨씬 흥미롭게 본다"고 답하며, 쇼펜하우어의 염세적 관점을 재해석한다.

7. 유언에 관한 고백 : 쇼펜하우어는 "내가 죽으면 묘비명에 아무것도 쓰지 마라. 연호 같은 것도 필요 없다.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유언을 남겼다. 이에 조영남은 "형식을 싫어하는 나는 장례식 자체를 치르지 말고, 내가 죽으면 옆에 있던 사람이 나를 담요에 둘둘 말아 태운 후, 남은 재를 내가 20년 넘게 바라보았던 영동대교 한가운데에 몰래 뿌려달라고 했다"라며 죽음에 대한 소박한 태도를 전한다.

8. 죽음에 관한 고찰 : 쇼펜하우어는 "우리 인간의 생명은 오직 죽음을 피하려 하고, 죽음의 시간을 늦추려 애쓴다. 따라서 우리는 매초 매 순간 죽음에 맞서 싸운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조영남은 "내가 배운 지식 중에서 단 하나의 진리, 딱 하나 있다. 나머지는 다 너절한 잡소리다. 딱 하나의 진리, 그것은 '나는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다. 이거 하나뿐이다. 이보다 더 확실한 진리가 있다면 나에게 알려주기 바란다"고 강조한다.

9. 사랑에 관하여 : 쇼펜하우어는 "사랑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양새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고통과 즐거움, 행복과 불행, 천국과 지옥. 이 모든 것을 동시에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고 말한다. 조영남은 이에 대해 "사랑은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숫자만큼 다양하다. 그래서 일단 교과서식으로 얘기해 보자. 풋사랑도 사랑에 속한다"라고 말한다.

10. 인간의 고유한 이기심 : 쇼펜하우어는 "자연 속에 존재하는 우리 인간의 고유한 이기심은, 마치 넓은 바다 위에 그저 한 방울에 불과한 우리 자신을 조금이라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이 세상을 멸망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한다. 이에 조영남은 "인간의 오래 살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이렇게나 깔끔하게, 사소한 이기심으로 축약시켜 놓았으니, 얼마나 명료하고 정확한가. 인간의 본능적 이기심을 이렇게나 정확하게 파악한 쇼펜하우어의 통찰은 나를 그에게 더욱 끌리게 만든다. 이제 나는 그의 철학을 배우고, 그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하려는 결심을 더욱 굳히게 된다"라고 답한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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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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