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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감귤 색도 바뀌었다…새로 그리는 농업지도

기사입력 : 2024년11월18일 11:00

최종수정 : 2024년11월18일 11:22

제주도, 감귤조례 개정…감귤색 녹색도 인정

[제주=뉴스핌] 이정아 기자 =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앞으로 녹색 감귤과 무게가 큰 천혜향을 시장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국내 농업지도를 새롭게 구상한다는 목표다.

◆ 기후변화로 감귤조례 개정…노란색→녹색, 150g 무게 삭제

1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장기간 지속된 고온과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제주감귤의 착색률이 떨어지고 있다.

착색률이란 감귤 색이 노란빛을 띠는 걸 의미한다. 올해에는 열대야 등 고온으로 인해 노지감귤의 열과 피해가 많았다. 다시 말해 노란 감귤보다 초록 감귤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제주 남원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 [사진=공동취재단] 2024.11.18 plum@newspim.com

올해 제주 지역별 열대야 일수는 제주(북부) 75일, 서귀포(남부) 68일, 성산(동부) 59일, 고산(서부) 51일 등이었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 10월 감귤 출하 시 착색률과 관계없이 당도만 8.5브릭스 이상이면 출하가 가능하게 하는 감귤조례를 개정했다. 노란 감귤이 아닌 초록 감귤이어도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올해 노지감귤 출하량은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2년 42만8000톤, 지난해 39만8000톤, 올해 40만8000톤(잠정)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잦은 비에 따른 착색 부진, 외관 불량 등의 이유로 가격은 전년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노지감귤 9대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5kg당 9748원으로 지난해(9949원)보다 2% 하락해 거래됐다.

열과 피해는 만감류도 해당했다. 만감류 열과 피해는 생산 비중이 낮고 열과에 취약한 품종인 레드향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나 천혜향 등 타 만감류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생산량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감귤조례 개정을 통해 출하에 제한이 있던 만감류 무게기준(150g)을 삭제했다. 이로 인한 전체 출하량은 전년(11만6000톤) 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도 망고·키위 주산국으로…기후변화가 바꾼 농업지도

기후변화는 앞으로 농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고된다. 특히 노지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시설 내에서 재배되는 작물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현재 재배되는 과수 품종과 방법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SSP5-8.5)에서 2050년대에는 사과가 강원도 지역에서만 재배된다.

[제주=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15일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관계자가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2024.11.18 plum@newspim.com

반면 온도가 높은 지역에서 잘 자라는 키위는 현재 재배지인 제주도와 남부 해안가 지역에서 앞으로는 일부 남부 지역까지 확대된다.

이렇듯 기존 작물의 재배지가 줄어들거나 확대되는 게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품종 개발과 극복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 기후대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는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를 설립하고 아열대작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아열대 작물의 수입량과 재배면적은 그동안 꾸준하게 증가해 왔다. 아열대 과수인 망고 수입량은 지난 2014년 약 1만톤에서 지난해 2만7000톤으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망고의 재배면적도 2018년 52.4ha에서 지난해 121.58ha로 늘었다.

망고를 포함한 아열대과수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117.2ha에서 221.09ha로 증가했다. 아열대채소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198.2ha에서 135.5ha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국내 아열대 작물 재배 확대에도 한계점은 존재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아열대 과수 재배는 여전히 시설 내 기온이 필요해 농가의 난방비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또 난방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증가도 환경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농가의 경영비 절감과 지속 가능한 농업 실천을 위해 아열대 과수 작물에 적합한 에너지 절감 기술과 안정적인 생산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관계자는 "새로운 작물 도입과 재배에 따른 병해충에 대한 대응 전략과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환경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대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제주=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제주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 재배되고 있는 파파야. 2024.11.18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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