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교장 "2일간 항의 전화 130여통…난감한 학교"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 취임 이후 변화 없어" 지적
교명 '계엄고' 조롱에 충암고 재학생들 심리적 고통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 재학생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우려되는 가운데 충암고 교장이 "성난 시민들과 다를바 없는 마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교장은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있고,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성난 시민들처럼 저희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교육위원회 전체회의 전경/뉴스핌DB |
서울 은평구에 있는 충암고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모교다. 앞서 비상계엄과 관련해 일부 시민들로부터 충암고 재학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충암고는 지난 6일 학교장 명의로 가정통신문을 통해 '등교 복장 임시 자율화'를 안내했다. 가정통신문에는 "최근 국가의 엄중한 상황과 관련해 본교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등하교 중 학생들이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라고 명시했다.
이 교장은 학교에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이틀 정도에 120~130통 정도의 항의전화가 있었던 것 같다"며 "도대체 충암고는 어떤 학교이기에 이런 선배들이 나왔느냐, 이런 졸업생들이 나왔느냐, 학교 폭파해라와 같은 항의였다"고 밝혔다.
충암고 재학생들은 "또래 학생들에게 '교명을 계엄고로 바꿔라'라는 조롱을 받았다"며 "교사들에게는 '어떻게 가르쳤기에 이런 사람들이 국가를 이렇게 만드느냐'는 표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보지도 못한 선배 때문에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어떤 위로의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충암고를 찾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교장은 "2021년 9월 윤석열 예비후보가 방문하겠다는 거의 통보에 가까운 연락을 받았다"며 "당시 코로나 상황이었는데도 약 150명의 인원이 학교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구부 학생들과 사진도 찍고 시구도 하면서 30분 만에 행사를 마치고 학교를 떠났다"며 "당선 이후에 학교를 오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9.06 photo@newspim.com |
교육위 야당 간사인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충암고 출신인 것이 자랑스러웠다면 당연히 대통령 당선 이후 찾아왔어야 했다"며 "그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 출석한 또다른 증인인 유영주 숙명여자대학교 민주동문회장은 김건희 여사의 석사 학위 논문표절 의혹과 관련해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 취임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고 증언했다.
문 총장은 지난 6월 '김 여사의 논문조작 의혹과 진상 파악에 대한 의사'를 밝히면서 총장에 당선됐지만,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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