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마지막 임무

기사입력 : 2025년01월02일 07:05

최종수정 : 2025년01월02일 07:12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개최한 국무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대한민국이 70년 동안 이룬 모든 성취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계엄 선포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방송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설 때도 "재고해 달라"며 마지막까지 막아섰다고 한다.

조 장관이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밝힌 내용이다. 평소 주관이 강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정으로 미루어 볼 때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계엄 선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상황에서 계엄을 막지 못한 것을 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조 장관은 다른 국무위원들과 함께 불명예를 뒤집어 써야 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조 장관은 명예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책임을 지고 사직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상태다. 지난달 15일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주저함은 없지만 해야 될 책무가 있기 때문에 사임 문제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느닷없는 계엄 선포로 한국은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변곡점에서 외교적으로 손발이 묶였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도 외교가 중요해진 시점에 외교가 '올스톱' 상태에 빠져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되는 지금의 과도 정부가 지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새로운 외교부 장관이 임명되고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그는 장관 자리에서 내려올 수 없다.

한국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간 외교'가 불가능하다. 또 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장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하우스 투 하우스' 채널도 작동하지 않는다. 워싱턴의 주미 한국대사는 외교 카운터파트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임명과 상원 인준 통과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므로 역시 원활한 소통이 불가능하다. 주한 미국 대사는 조만간 자리를 비우게 되고 그 자리는 언제 채워질 지 알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에 접근이 가능한 민간 채널도 있을 수 있겠지만, 비공식 라인이라는 한계를 넘기는 어렵다.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국무부 장관, 백악관 안보보좌관, 북한 문제 담당 특임 대사 등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과 직접 대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은 조 장관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정책 기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소통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조 장관에게 홀로 지워져 있다.

한국의 새 행정부가 어떤 외교기조를 세울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국익을 위해 반드시 지향해야 할 분명한 방향은 몇가지가 있다. 북한 문제, 특히 북·미 대화와 관련된 사안을 미국이 결정할때 한국이 배제되어서는 안된다. 또 주한 미군과 관련된 사안, 확장억제·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 지원법 등에 대한 정책 변경, 관세 문제 등이 한국과 상의 없이 이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미국은 한국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해 안보 위기을 조성하고 주한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려 했다는 것에 매우 분노한 상태다. 한국이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찾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한·미 동맹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미국에 설명하는 것이 시급하다. 모두 조 장관이 홀로 해야 할 임무다.

조 장관은 외교부 장관으로서는 흔치 않은 통상 전문가 출신이다. 안보 문제나 이른바 '4강 외교'에 익숙치 않은 경력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은 최전방 공격수 출신인지 골키퍼 출신인지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 조 장관이 유일하게 남은 '대체 불가'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날 밤 청천벽력같은 계엄선포 이후 조 장관은 고통과 회한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조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혹자는 그 자리에서 뛰쳐나온 국무위원이 한 사람도 없다고 비판한다고 들었는데 그 당시 박차고 뛰어나온 것은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면서 "저는 그것이 가장 비굴한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끝까지 (계엄을) 만류하기 위해 그 자리에 남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장관이 당시의 마음 그대로 간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끝까지 인내하면서 그에게 주어진 45년 공직 생활의 마지막 임무를 꿋꿋이 완수해 주기를 바란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온열질환 사망자 전년 대비 2배 증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급증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최근 2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7명으로 집계됐다. 7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일 59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다. 이중 2명은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질병청이 지난 5월 15일부터 전국 의료기관 517곳 응급실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모두 875명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무더위에 힘겨워하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지난해 같은 기간(5월 20일~7월 6일)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는 469명에서 859명으로 83.2% 증가했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76.5%는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23.5%였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9.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대, 40대, 30대, 80세 이상, 70대, 20대 순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온열질환자의 33.3%를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21.0%), 무직(12.0%),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10.4%)가 많았다. 발생 시간을 보면 오후 4~5시(12.2%), 오후 3~4시(11.5%), 오후 1~2시(9.5%), 오전 10~11시 (9.0%) 등으로 나타났다. 실외 발생이 81.4%였으며 작업장 25.6%, 논밭 16.6%, 길가 14.1% 등이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제때 조치하지 않으면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서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흔히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평소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면서 체내 수분을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게 좋다. mkyo@newspim.com 2025-07-07 20:26
사진
삼성전자, 2Q 영업익 56% 뒷걸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하락한 2분기 잠정 영업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8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매출 74조원,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1% 줄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56% 가까이 내려앉았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뉴스핌DB] 이번 잠정치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수치다. 결산을 마치기 전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먼저 공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 국내 기업 처음으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내놨다. 2010년 IFRS를 먼저 적용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정보 제공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히 실적을 가늠하고 기업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주주와 소통을 꾀한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전에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관심 높은 사안에 답할 계획이다. syu@newspim.com 2025-07-08 07:5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