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롯데그룹, 송파구서 상반기 VCM 개최
신동빈 회장 '고강도 쇄신·선택과 집중' 등 강조
"혁신 아니면 살아남지 못해" 사업 구조 변화 등도 주문
CES 방문한 신유열, 13시간 비행 후 곧바로 참석
"AI 내재화" 주문…회의 앞서 AI 과제 쇼케이스 진행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유동성 위기설로 홍역을 치른 롯데그룹이 역대급으로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마쳤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그룹이 놓인 어려움을 타파하고 대혁신의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다.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롯데그룹 상반기 VCM이 열렸다. 이날 열린 VCM에는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 '고강도 쇄신' 주문…"사업 본원적 경쟁력 강화해야"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
통상 상반기 VCM은 전년도 경영 성과를 돌아보고 당해 경영 목표를 수립해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VCM에서 신동빈 회장은 현재 그룹이 놓인 어려움을 타파하고 대혁신의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룹이 가진 자산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자고 역설한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외부환경이 아닌 우리 핵심사업의 경쟁력 저하"라고 지적하며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CEO들에게 과거 그룹의 성장을 이끈 헤리티지가 있는 사업일지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모델을 재정의하고 사업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 CEO들에게 '도전적 목표·구조 혁신·글로벌 전략' 강조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각 계열사 CEO들에게 그룹 경영 방침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그룹의 본질적인 쇄신을 위해 CEO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올해의 경영 방침으로 ▲ 도전적인 목표 수립 ▲ 사업구조 혁신 ▲ 글로벌 전략 수립 등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관성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구조와 업무 방식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과거의 연장선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목표를 수립하는 기존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도전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김태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 박재영 롯데제이티비 대표, 정종식 롯데지에스화학 대표이사, 김진 롯데건설 CM사업본부 대표, 최연수 롯데알미늄 대표이사, 정기호 롯데상사 대표이사,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5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01.09 mironj19@newspim.com |
또 "국내 경제, 인구 전망을 고려했을 때 향후 그룹의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신규 글로벌 사업 모색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해외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우리 롯데그룹은 역경을 극복하는 DNA가 있어 IMF, 코로나 펜데믹 등 수많은 위기를 모두 돌파해왔다"며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어떤 위기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로 VCM을 마무리했다.
◆ "AI 내재화" 집중할 방침…귀국한 신유열, 곧바로 VCM 참석
롯데는 9일 롯데월드타워에서 '2025 상반기 VCM'을 개최했다. 본 회의에 앞서 계열사의 AI 우수 혁신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
회의에 앞서 롯데그룹은 계열사의 AI 우수 혁신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롯데케미칼, 롯데이노베이트, 대홍기획 등 9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생성형 AI 플랫폼인 아이멤버(Aimember)를 활용한 회의록과 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을 시연하며, 대홍기획은 광고 마케팅 플랫폼인 에임스(AIMS)를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선보였다. 롯데건설은 안전 관리에 AI 기술을 적용한 사례 및 구체적인 기능에 대해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지난 2일 임직원들에게 전한 신년사에서 본격적인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AI 내재화에 집중하자"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도 미래 먹거리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방문한 뒤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VCM 행사장으로 향했다.
신 부사장이 3년 연속 VCM에 참석했음에도 불구, CES 일정이 빡빡해 이번에는 참석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가장 이른 시간에 도착해 입장했다. 미국과 한국의 비행시간은 13시간에 다다르는데, 부사장 취임 이후 첫 VCM인 만큼 참석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신 부사장은 CES에서도 AI 관련 신사업 동향을 살뜰히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CES에서 롯데이노베이트 전시관을 방문한 그는 칼리버스와 전기차충천 플랫폼 EVSIS의 전시관을 둘러본 뒤 관계자들과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