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경험, 주택 수요 자극할 수 있어
나이·혼인 여부·가족 구성원 수 등도 영향 미쳐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고물가를 체감한 이들일수록 '내 집 마련' 의지가 강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총자산이 비교적 적고 가족이 많은 기혼자라면 물가 상승 영향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주택 매수를 고려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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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밀집 지역 모습. 2021.10.19 hwang@newspim.com |
4일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경험이 주택 수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일반적으로 화폐 자산은 물가가 상승하면 가치가 줄어들지만 주택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믿음이 있다. 실제로 부동산은 국내 가계 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장기간 인플레이션에 따른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오른 물가로 인해 주택 가치가 변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집값이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조사 결과 근원 인플레이션(농산물·석유류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지수)이 1%포인트(p) 상승할 때 자가주택 소유 확률이 6.0%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가구원의 연령과 가구 특성 등에 따라 달랐다.
10~30대의 경우 근원 경험 인플레이션이 1%p 오르면 자가주택 소유 확률도 7.4%p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혼보다는 기혼 가구가, 여성보다는 남성 자가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지가 더욱 확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인 이상 가족이거나 총자산이 작은 가구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기간에 주택을 구입하는 경향이 강했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각 가구는 인플레이션이 진행될수록 주택 등 부동산 수요가 증가하는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선 수요 측면의 근원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두고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