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실 조직 이후 첫 감사…파운드리도 타깃
갤S25에 엑시노스 탑재 차질 등으로 경쟁력 저하
고객사 수주 부진으로 파운드리 수조원 적자 지속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삼성 위기론'을 불러일으킨 반도체 사업, 특히 지속적인 적자로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시스템 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 진단에 착수했다.
이번 감사는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이 조직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감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삼성의 내부 경영 효율성을 점검하고 위기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향후 반도체 사업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시스템LSI 사업부 집중 점검…경영진단실 가동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월부터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 진단을 진행 중이다. 이번 진단은 지난해 11월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신설된 경영진단실이 맡고 있다.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와▲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주는 파운드리사업부로 나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17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두 축 모두 지속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가 지난해 약 5조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4조원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시스템LSI 사업부의 기술력 우려
시스템LSI 사업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모뎀 등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 조직이다.
![]() |
갤럭시 S25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갤럭시S25에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한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수율과 성능 문제로 인해 계획이 무산됐다.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되면서 기술력 및 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는 가중됐다.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도 일본 소니에 밀려 점유율이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 TSMC와 격차 벌어지는 파운드리 사업부, 다음 타깃 될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스템LSI 사업부에 이어,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파운드리 적자는 4조원대로 추산된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글로벌 고객사 수주 부진으로 인해 TSM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TSMC는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를 기반으로 3나노 공정을 빠르게 안정화한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수율 개선과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9년 1분기 19.1%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 8.2%으로 반토막 났다. TSMC(67.1%)와의 격차는 무려 58.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