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생결단 미·중 전쟁'으로 좁혀진 관세 드라마...결말은

기사입력 : 2025년04월10일 11:22

최종수정 : 2025년04월10일 11:22

칼 갈고 벼랑끝 대치 준비 중인 시진핑 "물러설 곳 없다"
전문가들 "자국민 곡소리 외면하는 트럼프, 중국보다 잃을 것 많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다. 단 결사항전을 선언한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125%로 높였다. 관세 드라마가 미중간 사생결단으로 급전환한 순간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에서만큼은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으려는 입장이며, 양국이 관세를 두고 장기전을 이어가는 사이 두 나라 경제 모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불과 3개월 만에 이 세율은 125%로 수직상승했다. 트럼프 취임이전의 대중(對中) 평균 관세율(약 20%)을 보태면 145%를 웃도는 수준이다.

트럼프의 125% 관세 카드는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84%의 상호관세로 맞불을 놓자마자 등장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도전을 받으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의지를 표명했고, 상무부는 "미국이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합산 국내총생산(GDP) 46조 달러 규모의 두 경제가 치킨 게임에 갇혔다면서, 양국의 관세 대립이 장기화되면 세계 경제 및 금융 시장 충격도 불가피할 것이라 경고한다.

중국 경제가 최근 몇 년 자체 결함으로 고생했음에도 관세에 있어서는 중국이 먼저 물러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노도 이코노믹스의 설립자이자 수석 경제학자인 다이애나 초일레바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입장에서 트럼프의 이번 관세 위협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실행 가능한 유일한 선택은 맞서 싸우는 것"이라면서 "이미 자국내 청중들을 강력한 34%의 보복카드(미국에 대한 상호관세 맞대응)로 놀라게 한 만큼 물러서는 모습은 정치적으로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 자리를 떠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칼 갈았다…잃을 게 더 많은 쪽은 미국

영국 가디언지는 9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이번 관세전이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했다면서, 다만 트럼프 1기 당시 무역전을 치른 경험 덕분에 중국이 먼저 눈을 깜빡일(굽히고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8년 트럼프의 첫 번째 대중국 무역 전쟁 이후,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무역을 늘려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다. 실제로 2018년~2020년 사이 브라질의 대중(對中) 대두 수출은 2015~2017년 평균치에 비해 45% 이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해당 품목 수출은 38% 감소했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 농산물의 최대 수출 시장이지만 그 시장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이는 미국 농부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2024년 미국은 292억 5000만 달러의 농산물을 중국에 수출했는데, 이는 2022년의 428억 달러에서 감소한 수치다.

중국과의 관세전이 펼쳐지면 당장 지갑 사정이 나빠질 쪽은 중국인이 아닌 미국인들이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주요 품목은 스마트폰, 컴퓨터, 장난감과 같은 소비재인데, 해당 품목들은 관세 인상분이 소비자 가격에 직접 반영될 확률이 높다. 반면 중국의 경우 미국에서 주로 콩, 화석 연료, 제트 엔진과 같은 산업재나 중간재를 수입해 가격 인상분을 기업이 흡수하거나 조절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지난주 로젠블라트 증권의 분석가들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장 저렴한 아이폰의 가격이 관세로 인해 799달러에서 1142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나마 이는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가 겨우 54%였을 때의 추산이다.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펜타닐 통제에 대한 미국과의 협력 중단, 중국 내 미국 기업의 지적 재산 이익 조사, 할리우드 영화의 중국 상영 금지 등 다른 보복 조치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7년 소비자들이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THAAD)이 한국에 배치되는 것에 대한 반발로 롯데에 대한 대규모 불매 운동에 참여해 결국 중국 본토에 있던 롯데마트 100여 개 매장 중 절반이 문을 닫은 사례도 있다.

중국 분석가 빌 비숍은 뉴스레터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 이토록 비관적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무역 관계는 양국 간의 연결 고리이며, 무너짐에 따라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정작 미국 기업들은 "중국 없이는 안 돼!"라며 아우성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부흥 야심이 아이러니하게도 무역 적대국과의 관계에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미국에서 생산 라인을 구축하거나 확장하기 위해 중국에서의 부품 수입이 불가피한 미국 기업들로부터 중국 관세 면제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이미 1100건 이상의 요청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올루 소놀라 미국 경제 연구 책임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자본재와 중간재가 미국 전체 수입의 약 43%를 차지한다"며 "이 물품들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면 미국 제조업이 둔화되고 단기적으로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랫동안 중국 강경파였던 데릭 시저스는 "대체품이 없는 중국 상품이 있으며, 이런 상품에 대해서는 대체품이 생길 때까지 미국 기업이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의 2024년 무역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수입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 스마트폰 및 컴퓨터 모니터의 70% 이상, 게임 콘솔의 거의 90%를 생산한다. 일부 예상치 못한 곳에서는 의존도가 훨씬 더 높으며, 전기 토스터, 전기 담요, 칼슘 및 자명종 시계의 99%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실정이다.

시저스는 시진핑이 인터넷 플랫폼을 목표로 하는 수년간의 규제 강화를 통해 권력 강화를 위해 중국 경제를 기꺼이 도박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중국 민간 부문을 단속한다면 중국이 미국발 무역 전쟁을 감수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고 말했다.

◆ 디커플링이 몰고 올 재앙

무역 전쟁서 양국이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1년 전 재닛 옐런 당시 미 재무장관이 "완전한 분리(디커플링)는 양국 모두에 재앙이 될 것"이란 경고는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소재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 파트너 아서 크로버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은 전면적인 무역 전쟁 중이며, 웅대한 타협에 대한 망상은 접어두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 상황은 본질적으로 트럼프가 중국과의 미국 무역을 끝내는 데 전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 상품에 대한 100% 미국 관세가 중기적으로 중국으로부터의 모든 미국 수입을 사실상 없앨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전체적으로 모든 국가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4.7%에 도달해 미국 GDP에 3.6%의 타격을 입히고, 향후 2~3년 동안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측정치를 2.1%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행크 폴슨 재무장관에게 중국 정책을 자문했던 조지타운대 교수 에반 메데이로스는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관세가 미국에게 무역 전쟁에서 더 많은 힘을 준다는 백악관 주장은 완전한 오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중 관세 전쟁이 "누구의 고통이 더 크고, 누가 더 고통을 잘 견디는 가의 문제"라면서, 중국은 이를 잘 인식해 완전히 새로운 대응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데이로스는 중국이 정치적, 지정학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한 대상에 고통을 가할 수 있는 "정밀 유도 경제 탄약"을 사용한다면서, 이는 관세와 같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조치와 달리,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맞춤화된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전략 국제 문제 연구소의 중국 경제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를 원한다면 미국 소비자로부터의 수요를 줄이는 경기 침체를 통해 결국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네디는 "양국 간 불균형을 제거하기 위한 관세와 그에 따른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부과된 속도는 터무니없다"면서 "미국의 무역 적자는 줄어들겠지만, 미국 일자리와 부, 그리고 세계에서의 위상을 희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첫 미국출신 교황… 즉위명 '레오 14세'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 태생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70)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에 선출됐다.  가톨릭 역사상 미국인 교황이 탄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티칸 교황청은 새 교황의 즉위명을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 가톨릭에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8일(현지시간) 교황에 선출된 레오 14세. [사진=로이터 뉴스핌] 레오 14세는 선출 공식 발표 직후인 오후 7시 20분쯤 바티칸시티 성베드로 대성당 2층 '강복의 발코니'에 등장해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감정이 북받힌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탈리아어로 말한 그의 첫 마디는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었다. 그는 이어 "이 평화의 인사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여러분의 가족과 모든 사람, 어디에 있든, 모든 민족, 그리고 온 세상에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실시된 콘클라베 이틀째 투표에서 교황으로 선출됐다.  전 세계 70개국에서 모인 133명의 추기경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참석자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를 탄생시키기 위해 투표를 계속했다.  오전에 실시된 두 차례 투표에서는 선출이 무산됐다. 오전 11시 50분쯤 시스티나 예배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추기경단은 오후 4시 투표를 재개했다. 오후 두 차례 투표가 끝나고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던 오후 6시 8분쯤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어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장엄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후 7시 10분쯤 선임 부제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이 성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치며 새 교황의 탄생을 알렸다.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는 1982년 사제로 서품했다. 이후 성직자로서의 경력 기간 대부분을 남미 페루에서 보냈다. 2015~2023년까지 페루 북서부 치클라요에서 주교로 재직했다. 2015년에 페루 시민권을 취득했기 때문에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이다. 이 수도회가 교황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23년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하고 교황청 주교성 장관에 앉혔다.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자리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그의 개혁정책 추진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 갈등이 심했던 보수와 진보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로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나 흥분되는 일이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며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길 고대한다.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ihjang67@newspim.com   2025-05-09 04:20
사진
김문수,대선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법원에 대통령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후보는 이날 KBS에 출연해 "대통령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합법적인, 정당한 절차를 거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인 제가 있는데 지금 무소속 한덕수 후보하고 빨리 단일화를 하라고 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08 yooksa@newspim.com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10일 또는 11일 제6차 전당대회를 소집한다고 공고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기 전 단일화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신청한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김 후보에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연다고 보고 있다.  김 후보는 현재 단일화 문제로 당 지도부와 갈등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가해 "무소속 등록도 안하겠다는, 입당도 안하겠다는 그런 사람을 상대로, 유령과 단일화하라는 이것은 올바른 정당민주주의냐, 저는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geulmal@newspim.com 2025-05-08 17:1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