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프레드 커미셔너 "영구제명은 사망 시점에서 종료"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 가담 잭슨 등 17명도 복권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안타왕 피트 로즈(1941~2024)가 세상을 떠난 지 8개월 만에 복권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로즈를 비롯한 17명의 영구 제명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에 연루된 조 잭슨(1928~2018)을 필두로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 8명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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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2017년 6월 18일 신시내티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동상 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피트 로즈. 2025.05.14 zangpabo@newspim.com |
로즈는 1963년부터 1986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안타(4256개)를 비롯해 출전(3562경기), 타석(1만5890), 단타(3215개) 등 정확한 타격과 꾸준함에서 숱한 최고 기록을 보유한 전설이다. 1963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1973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1975년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됐고 세 차례 타격왕을 차지했다.
은퇴 후 선수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신시내티 감독을 맡은 로즈는 1985년부터 1987년까지 자기 팀 경기에 베팅을 한 사실이 적발돼 1989년 영구 제명됐다. 로즈는 "팀 승리에만 돈을 걸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로즈는 복권되지 못한 채 지난해 9월 30일 8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사망 후 딸 폰 로즈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복권을 다시 요청했고, 로즈의 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들면서 복권은 급물살을 탔다.
결국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영구 제명의 목적은 야구의 정직성을 위협하는 인물을 차단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미 사망한 인물은 더는 위협이 될 수 없고, 생전 제명 조치는 최대한의 억지력을 발휘한 것이다. 사망 시점에서 영구 제명은 종료된다"며 로즈의 복권을 최종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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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피트 로즈가 영구제명에서 복권된 14일 신시내티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촬영한 그의 동상. 2025.05.14 zangpabo@newspim.com |
밥 카스텔리니 신시내티 구단주는 "로즈는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가운데 하나다. 우리는 늘 그를 기려왔다"고 반겼다.
'영구 제명은 사망 시점에서 종료된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4할 타자 조 잭슨의 복권도 이뤄졌다. 잭슨은 통산 타율 0.356과 1772개의 안타를 남겼으나 1919년 화이트삭스와 신시내티의 월드시리즈 승부조작 사태에 연루돼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문맹이었던 잭슨의 승부조작 가담 여부는 꾸준히 논란이 돼왔다.
이제 관심사는 로즈와 잭슨의 명예의 전당 입회 여부다. 포브스 클라크 명예의 전당 이사회 의장은 "영구 제명에서 복권된 선수는 후보 자격을 회복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로즈와 잭슨도 후보가 된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1980년 이전 활약한 선수를 평가하는 '고전야구시대위원회'의 심사 대상이 되며, 다음 회의는 2027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