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황금' 통한 금 다운스트림 업계 현주소 점검
금값 변동성 확대, 업계 전환점 도래 가능성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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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미중 무역분쟁이 극적인 타협점을 마련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 금값 랠리가 다소 주춤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금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긴 하나, 저가 매수세가 지속 유입되며 금 가격의 하방을 지탱해주고 있어서다.
여전한 시장의 불확실성 속 금값 변동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 산업체인 영역별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그간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값으로 실적 하방압력을 받아온 다운스트림에 속한 금 악세서리 판매업체들의 향후 전환점 도래 가능성이 주목된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노포황금(老鋪黃金 6181.HK)의 최근 증자 계획 발표는 금 산업체인 다운스트림 연계 기업들이 직면한 난관의 현주소를 다시금 보여줬다.
금값 상승으로 야기된 다운스트림 업계 전반의 불황을 거슬러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나홀로 폭발 성장세'를 이어온 노포황금이 돌연 증자를 단행한 배경, 지속적인 실적·주가 성장세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론이 제기되는 이유를 분석해 보고, 이를 통해 중국 금 다운스트림 업계 전반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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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5.05.16 pxx17@newspim.com |
◆ 금값 변동에 따른 '산업체인 영향' 온도차
금값 랠리 진정세에 금 산업체인 연계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1. 업스트림(금광 채굴업체)
지난해 금값 고공행진 랠리가 이어지는 동안 금 광산업체들은 호황기를 맞이했고, 기업들의 실적 또한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됐다. 반대로, 금값이 하락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영역도 업스트림 기업이다. 원자재 금 광물 가격이 낮아지면 업스트림 기업의 매출과 이익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산동황금(山東黃金 600547.SH/1787.HK)의 2024년과 올해 1분기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와 46.62% 늘었고, 자금광업(紫金礦業 601899.SH/2899.HK)은 각각 51.76%와 62.39% 상승했다.
2. 미드스트림(가공 및 제조업체)
미드스트림 기업의 경우 금값 상승과 하락에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
금 가공을 담당하는 OEM 기업들의 이익은 주로 제품의 부가가치와 시장경쟁력에 크게 의존하며, 가공 및 제조 단계에서 창출할 수 이익 공간이 비교적 안정적인 만큼 금값 변동성에 따른 영향에서 가장 자유롭다.
금값 상승 시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고, 금값 하락 시 원자재 및 제품 단가가 낮아질 수 있지만 맞춤형 또는 복잡한 금 장신구 가공비가 일반 제품보다 훨씬 높아 수익 창출 공간을 유지할 수 있다.
3. 다운스트림(주얼리 브랜드, 소매판매 업체)
앞서 금값이 끊임없이 오르면서 다운스트림 기업들의 수익은 큰 타격을 입었고 주가 또한 부진했다. 원자재 비용 부담이 커지고 그만큼 보석 악세서리 단가도 높아지며 소비자의 구매 욕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값 하락 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영역 또한 다운스트림 기업일 것이다. 금 원자재 비용이 하락하면 금 악세서리의 단가를 낮춰 소비 수요를 자극하게 되고 이는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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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노포황금 공식 홈페이지] 노포황금(老鋪黃金 6181.HK)이 '전통적 수공예 방식'으로 제작한 금 제품. |
◆ '주가 20배' 급등 신화 쓴 '노포황금'
금값 상승세에 금 산업체인 다운스트림에 연계된 기업들 대다수가 실적과 주가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노포황금은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고 주가는 지난해 6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했다.
노포황금은 차신주(상장 1년 미만의 미배당 종목)다. 지난해 6월 28일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노포황금의 발행가는 40.5홍콩달러(HKD)였고, 자금조달액은 10억4200만 HKD였다. 5월 15일 최신 종가는 682 HKD로 16배(1600%) 가까이 올랐다.
4월 초 주가는 한때 881 HKD까지 올라 홍콩증시의 최고가 종목으로 등극했다. 상장한 지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20배(200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노포황금의 시가총액은 이미 1200억 HKD에 육박해 금 주얼리 업계에서 명실상부한 일인자가 됐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은 동종 업체들이 따라잡기도 어려울 정도까지 높아져있다.
5월 16일 최신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3.81배에 달한다. 전통 보석 섹터의 평균 PER이 20배에 불과하고, 과거 해당 업계의 대표주자였던 주대복주얼리(周大福 1929.HK)의 PER 또한 24.22배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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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5.05.16 pxx17@newspim.com |
◆ 실적도 '나홀로 폭발 성장', 그 배경은?
노포황금이 이처럼 고평가를 받고 있는 배후에는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가 있다.
금값 상승세에 소비자의 금 악세서리 구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다운스트림에 속하는 금 소매판매 기업(주얼리 브랜드 업체)의 실적 압박은 전반적으로 커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노포황금은 지난 2023년 이후부터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2~2024년 노포황금의 순이익은 9500만 위안에서 14억 7300만 위안으로 늘었다. 2023년과 2024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0.4%, 253.86% 급증했다. 순이익의 2.5배 급증은 현재 금 다운스트림 업계의 암울한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독보적인 성과라 말할 수 있다.
동종업계 기업의 실적과 비교해보면 그 폭발적인 성장세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중국 주얼리 브랜드 노봉상(老鳳祥 600612.SH)의 경우 2023~2024년 30.23%와 -11.95%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23.55%의 역성장을 지속했다.
쉬가오밍(徐高明) 노포황금 창업자는 2024년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향후 단일 매장당 연간 매출 10억 위안을 목표로 잡고, 매출 5억 미만의 매장은 폐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4년 기준 노포황금 단일 매장의 평균 매출액은 3억2800만 위안 정도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매장당 연간 매출 10억 위안이라는 성장 목표를 내세운 것은 다소 낙관적으로 보이며,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20배 급등 신화 '노포황금'에 투영② 금 다운스트림株의 난관>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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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