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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K-소비재' 베트남을 흔들다…'프리미엄 전시'로 바이어 '러브콜'

기사입력 : 2025년06월05일 18:48

최종수정 : 2025년06월09일 16:59

현지 소비자 체험 열기…'K-소비재'에 줄 선 베트남
기능성 화장품·의료 미용 제품도 잇단 수출 타진
제도 변화·유통 재편 속 '합법 진출' 전략이 관건
호치민 SECC서 8일까지 소비재전 열려

[베트남 호치민=뉴스핌] 서영욱 기자 = 소나기가 오락가락 쏟아지는 베트남 호찌민의 사이공전시컨벤션센터(SECC). 후덥지근한 열기는 행사장 안까지 그대로 밀려들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K-소비재'를 체험하려는 현지 소비자들과 바이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5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의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VIPREMIUM)'이 막을 올리자마자 전시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전시장을 가득 채운 20~30대 현지 여성 소비자들은 한국산 화장품을 체험하거나 한국 기업 부스 앞에서 제품 설명을 귀 기울여 들었다.

[베트남 호치민=뉴스핌] 서영욱 기자 =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이 열린 베트남 호치민 SECC 전시장 2025.06.05 syu@newspim.com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오는 8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뷰티·패션, 리빙·인테리어, 식품 등 프리미엄 소비재를 중심으로 국내외 2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1억 인구에 연평균 6% 넘는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베트남은 한국 중소기업의 '신남방 진출 테스트베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올해는 특히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중시한 바이어 매칭 상담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국의 유통·도매기업 300여 개가 참가했으며, 국내 기업 42개 사가 현지 유통망과 600건이 넘는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 유통 대기업인 마산그룹 계열 윈커머스(WinCommerce), 센트럴 리테일 베트남(Central Retail Vietnam) 등도 직접 전시장에 나와 상담 열기를 더했다.

전시회장은 단순한 판촉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연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운영 중인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K-뷰티 특별관 ▲K-유니버스 특별관 ▲그레이트 세일 페스타 등 한류 콘텐츠 기반 체험존이 마련됐다. 조상현 코엑스 사장은 "소비 트렌드를 공유하고 한국 기업의 동남아 시장 전략을 구체화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호치민=뉴스핌] 서영욱 기자 =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이 열린 베트남 호치민 SECC 전시장 2025.06.05 syu@newspim.com

◆"프리미엄 청결제·의료용 화장품…K-뷰티 진화 중"
현장에는 단순한 화장품을 넘어 '기능성 소비재'를 앞세운 기업들의 전략도 돋보였다. 여성 청결제 전문 브랜드 '이너생각'을 선보인 HLB헬스케어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처음으로 제품을 선보였다. 클렌징 티슈형, 거품형, 젤형 등 4종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국내 올리브영에서 먼저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HLB헬스케어 관계자는 "단순히 PH 밸런스를 맞추는 수준을 넘어, 염증 유발균 억제 기능을 갖춘 세계 최초 제형"이라며 "베트남 소비자들이 한국의 바디케어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수용한다는 점에서 초기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너생각'은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일본, 몽골,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베트남 호치민=뉴스핌] 서영욱 기자 =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이 열린 베트남 호치민 SECC 전시장 2025.06.05 syu@newspim.com

의료미용 기능성 제품을 들고 나온 이데아약품 역시 베트남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타진 중이다. 고성봉 이데아약품 전무는 "올해 처음 현지 파트너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미국 특허를 보유한 제품을 정식 유통하기 시작했다"며 "성형 시술 후 사용 가능한 고순도 저자극 제품으로 병원과 샵 중심 유통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은 미용 관심도는 높지만, 최근 정부의 규제 강화로 무허가 제품에 대한 단속이 강력해졌다"며 "위생허가를 확보한 합법 유통 브랜드로서 기회를 다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지 방송사와 연계한 라이브 방송 프로그램이 제품 홍보에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베트남 호치민=뉴스핌] 서영욱 기자 =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이 열린 베트남 호치민 SECC 전시장 2025.06.05 syu@newspim.com

◆"반나절 만에 170만 달러 성과"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이날 오후까지만 베트남 현장에서 총 170만 달러(약 23억 원)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거래 품목은 김부각, 핫소스, 뷰티 디바이스, 스킨케어 등 식품과 화장품 분야 전반에 걸쳐 다양하다.

식품 부문에서는 '씨월드'가 베트남 대형 유통사 에이온몰(Aeon Mall)과 김부각·꽃게부각·황태부각 등 총 3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추진 중이다. '동화푸드'는 인도네시아 바이어 카이파 푸드(KAIFA FOOD)와 낙지·오징어 젓갈 등 약 2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논의 중이다. 신성바이오팜은 HCSP와 핫소스 30만 달러어치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활발한 성과가 이어졌다. '나르시피아'는 뎁 호안 미(DEP HOAN MY)와 뷰티 디바이스 수출을 위한 50만 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했다. 대성글로벌은 다타와 뷰티(Datawa Beauty)와 나이트 크림 10만 달러 거래 추진에 합의했으며, '뷰리클'은 B&G와 스킨케어 제품 공급을 위한 50만 달러 MOU를 맺었다.

[베트남 호치민=뉴스핌] 서영욱 기자 =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이 열린 베트남 호치민 SECC 전시장 2025.06.05 syu@newspim.com

◆"K-소비재, 베트남서 즉시 반응…역수입도 활발"
장석민 한국무역협회 전무는 이번 전시회에서 "화장품과 식품 분야는 특히 인지도가 높아 수출 전환 가능성이 큰 품목"이라며 "현지 기관 및 무역협회 지부가 참가기업과 품목을 직접 검토해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시 참가 기업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

무역협회 호치민 지부를 이끄는 이정석 지부장은 "베트남 소비자들은 SNS와 한국 홈쇼핑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소비한다"며 "한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 바로 베트남 보따리상이나 유통망으로 유입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엔 베트남 현지 브랜드가 한국 제조사에 제품 생산을 맡기는 역방향 수입도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베트남 소비재전은 단순한 한류 마케팅을 넘어 소비자 반응과 바이어 협상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고 있는 현지 밀착형 행사로 진화하고 있었다. 한국 소비재 기업들이 아세안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건, 제품력과 가격경쟁력만이 아니었다. 제도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기획력, 그리고 타깃 국가의 문화와 소비행태를 정조준한 실행력이 이곳 현장에서 그 자체로 검증되고 있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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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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