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 탄광촌 3대 가족사…지역성과 시대성 담아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동해시 출신인 소설가 전정희의 신작 장편소설 '복수초'가 영상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0일 드라마 제작사 아이엠티브이는 오는 7월 정식 출간을 앞둔 전정희 신작 장편소설 '복수초' 영상화 계약을 체결해 문단과 방송계 모두의 이목을 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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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지난 1월 서울 동숭동 선돌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묵호댁' 공연에 앞서 원작자 전정희씨가 묵호댁을 설명하고 있다. 2025.06.11 onemoregive@newspim.com |
'복수초'는 경상북도 문경을 배경으로 1960년대 탄광촌의 흥망과 광부 가족 3대에 걸친 삶을 그린다. 고된 탄광 노동, 지역 경제를 이끌던 양조장, 한지·도예 장인의 이야기를 통해 문경이 한국 현대사의 생생한 기록 공간으로 재조명된다.
주인공 태열과 아내 지연은 서울에서 밤도망쳐 점촌에 정착한다. 태열은 은성탄광 광부로 일하고 지연은 미싱일로 가계를 꾸린다. 광부들의 금기사항, 진폐증 등 당시 작업 환경과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또 다른 축인 복수는 서울법대를 졸업했으나 사법고시에 실패해 귀향, 아버지의 술도가를 잇는다. 동생 철수와 함께 양조장을 키우며 가족 간 갈등과 화해 과정을 보여준다. 두 집안 자녀들은 성장 과정에서 삼각관계를 겪으며 결국 결혼에 이른다.
소설에는 도자기·한지 장인이 등장해 지역 문화유산 계승 문제까지 다룬다. 세대 간 갈등, 개인적 야망, 공동체 의식 등 한국적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복수초'는 출간 전부터 한국적 정서와 사실적인 인물 묘사로 제2의 '미나리', '동백꽃 필 무렵'을 연상케 한다는 평을 얻고 있어 새로운 K-컨텐츠로의 두각이 기대되고 있다.
아이엠티브이는 KBS 드라마 '개소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말의 바보'를 제작한 실력파로 꼽힌다. 이번 드라마화 추진으로 지역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새로운 서사가 기대된다.
전정희 작가는 "문경은 제 문학의 뿌리이자 삶의 거울 같은 공간"이라며 "'복수초'가 사라진 것들에 대한 복수가 아닌 그 시간을 살아낸 사람들의 품격 있는 기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소설 '복수초'에 대해 "이 소설은 지친 광부들의 땀방울이 스며든 탄광의 흙먼지 속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땅 위에서 천 년의 시간을 견뎌 온 한지의 고고한 숨결, 빛바랜 고서에 생명을 불어넣는 장인의 손길을 따라 깊어지고 장인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유려한 곡선과 고유의 색감은 문경의 자연과 혼연일체 된 예술의 정수를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작가는 세종문학상 창작소설 부문 대상 수상자이며 현재 문경시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 연극 '묵호댁' 흥행에 이어 영화·뮤지컬 판권 계약까지 성사시키며 활발히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한편 전정희 작가는 이달 중 KBS와 '복수초' 드라마화에 따른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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