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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질병코드 도입, "과학적·사회적 정당성 부족"…전문가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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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광화문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 개최
학계·법조계 전문가들 "게임의 의료화, 낙인과 억압 초래할 수 있어"
"질병 분류 기준 여전히 불명확...질병코드 도입, WTO 분쟁 가능성 있어"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게임이용장애의 질병 분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은 국내 질병코드화는 시기상조라며 우려를 표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정책학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에는 윤태진 연세대학교 교수, 박정호 상명대학교 교수, 조문석 한성대학교 교수, 김종일 법무법인 화우 게임센터장이 참석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대해 과학적 근거 부족, 사회적 낙인 효과, 산업·외교적 리스크 등을 지적하며 도입 유보를 주장했다.

먼저 윤태진 연세대 교수는 '기술 발달에 따른 콘텐츠 여가 확산과 억압 정책'을 주제로 발표하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의를 "문화적 의료화 현상의 일환"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정책학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윤 교수는 게임 규제가 반복되어 온 한국 사회의 역사적 맥락을 짚으며 "게임을 비롯한 대중문화는 항상 억압의 대상이었고, 그 흐름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오락실의 위생 규제, 폭력성과 사행성을 문제 삼았던 정책들이 이제는 정신건강을 명분으로 게임 자체를 병리화하고 있다"며 "그 결과 게이머 개인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치료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화'라는 개념이 사회적 원인을 지우고 문제를 개인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게임을 중독이나 병의 원인으로 단정하면 개인의 즐거움은 비가시화되고, 사회 구조적 문제는 은폐된다"며 "즐거움을 병리로 보는 시각은 근본적으로 왜곡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정책학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 현장. 윤태진 연세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이어 "스마트폰, 유튜브, 숏폼 등으로 규제 대상은 바뀌었지만, 그 근본적 담론 구조는 여전히 '비생산적 쾌락'에 대한 억압으로 반복되고 있다"며 "게임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 심리적 복지의 수단으로 새롭게 조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상명대 교수는 '게임이용장애에 과한 정부 정책과 규제: 쟁점과 미래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질병 및 관련 건강 문제의 국제 통계 분류 제11차 개정판(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 11th Revision, ICD-11)의 과학적 타당성과 국내 도입 가능성을 평가했다.

그는 "현재 게임이용장애는 독립된 질환으로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WHO의 ICD-11은 게임이용장애를 새롭게 추가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병리론적·병인론적 연구가 매우 제한적이고, 진단 기준 또한 추상적이며 모호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정책학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 현장. 박정호 상명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또 "게임은 전체 디지털 콘텐츠 이용 중 하나일 뿐인데, 유독 게임만 병리화되는 것은 편향된 규제 시각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1년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군 중 게임을 이용하는 비율은 86.7%로, 영상·커뮤니티 등 다른 콘텐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경제적 파장도 우려했다. 그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공식 분류할 경우, 2023년부터 3년간 게임 산업이 최대 11조 원 이상 위축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며 "이는 수만 개의 일자리 감소, 산업 이미지 악화,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적·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섣부른 질병코드화는 오히려 보건 정책의 정당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정책학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 현장. 조문석 한성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조문석 한성대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코드, 과잉의료화의 낙인: 5년의 추적조사 결과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지난 2020년부터 5년간 진행한 게임 이용 실태 장기 추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게임이용장애를 둘러싼 심리·사회적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 약 900명, 성인 약 700명을 5년간 추적한 결과, 게임 과몰입은 단순한 중독이 아니라 스트레스, 가족 갈등,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사회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진단 문항 중에는 '게임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다른 활동보다 게임을 우선시한다'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게임의 '즐거움' 자체를 병리로 해석하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13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정책학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 현장. 김종일 법무법인 화우 게임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이어 "게임을 통해 심리적 회복을 경험한 이들도 많았고, 게임은 오히려 탈출구이자 자율적 치유 수단인 경우도 존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질병 분류를 서두르기보다 환경적 요인에 대한 다층적 접근과 상담·교육 중심의 예방 정책이 더 실효성 있다"며 "정책은 질병 규정보다 사람들의 실제 삶과 경험을 기반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일 법무법인 화우 게임센터장은 'ICD-11 게임 질병코드를 한국 KCD에 도입하는 것의 법적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하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이 국제법, 헌법, 산업계에 미치는 법적 파장을 짚었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그는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ICD-11에 등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채택할지는 각국 자율에 맡기고 있다"며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주요국은 이를 자국 질병코드 체계에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국가는 규제보다 예방 중심의 정책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한국만 성급히 도입하면 외국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WTO 무역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은 단순한 의료 정책을 넘어 헌법상 기본권 침해와 법률 체계 전반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가가 특정 문화 콘텐츠 이용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행위 자체가 표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문화 향유권 등 헌법적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기존 게임산업 관련 법령들과도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다는 것.

김 센터장은 "게임을 국가가 질병 유발 행위로 공인하게 되면 표현의 자유, 문화 향유권, 산업의 자율성에 대한 침해 소지가 생긴다"며 "게임산업진흥법과 청소년보호법 등 규제 법령이 충돌하게 되고, 이는 정책 혼선을 낳을 수 있다. 국가가 과학적 불확실성이 큰 현상을 성급히 질병으로 규정하는 것은 헌법적·사회적 정당성을 모두 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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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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