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조기 지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백악관이 이를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측은 현지시간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연준 의장 지명과 관련된 결정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입장을 바꿀 권한이 있으며, 차기 의장 후보로 많은 훌륭한 선택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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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자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 또는 10월, 빠르면 올여름 중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을 조기에 지명할 수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아직 약 11개월이 남았다. 이는 전통적인 3~4개월의 인수인계 기간보다 훨씬 앞당겨진 것이다.
트럼프의 의중을 충실히 따르는 후임자를 조기 지명해 파월 의장의 힘을 빼놓는 한편, 일명 '그림자 연준 의장(조기 지명된 후임자)'을 통해 시장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읽힌다.
전날(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차기 의장으로 고려 중인 인물은 3~4명으로 압축됐다"며 "다행히도, 파월은 곧 물러날 거다. 나는 그가 형편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 거론되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는 케빈 월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WB)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이 있다.
이같은 소식에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달러는 하락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한때 0.7%까지 하락, 2022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MUFG의 리 하드먼 외환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입장을 대변할 인사가 조기 지명될 경우, 달러 약세 흐름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