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혹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영장실질심사
이기훈 부회장 불출석...경영진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
구속영장 발부되면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수사 속도낼듯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영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첫 신병확보에 나서며 수사 기로에 섰다.
김 여사 관련 16개 의혹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주가조작 관련 부분은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부토건 관련 수사는 김 여사와 주가조작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특검팀의 향후 수사 성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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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07.17 choipix16@newspim.com |
◆ 수사 초반부터 공들인 삼부토건, 첫 신병 확보 시도
17일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담 부장판사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을 시작으로 4명의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이일준 회장을 비롯해 이기훈 부회장, 조성옥 전 회장, 이응근 전 대표이사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7월 2일 특검팀이 수사에 정식으로 개시한 이후 처음으로 피의자 신병확보에 나선 것이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검팀이 수사 초반 내란 사건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을 통해 공격적으로 피의자 신병 확보에 나선 것과 다르게 김건희 특검팀은 그동안 피의자 신병 확보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조은석 특검은 검찰 '특수통' 출신 답게 공격적으로 수사에 나서는 반면 판사 출신인 민중기 특검은 수사에 있어 꼼꼼한 증거 수집에 보다 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졌다.
한 서초동 변호사는 "민중기 특검은 판사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대한 기본 개념이 확실할 것"이라며 "확실한 물증 없이 모욕주기 소환을 하진 않을 것이고, 실체적 진실을 적법 절차에 따라 밝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수사개시 이후 다음날인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와 중구에 있는 옛 삼부토건 사무실, 기업·임원 주거지 등 총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전현직 삼부토건 임직원을 줄소환했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초반부터 삼부토건 관련 수사에 집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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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9일 '집사게이트'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웨스트 빌딩 지하에서 브리핑을 진행하는 문홍주 특별검사보의 모습. [사진=김영은 기자] |
◆ 구속영장 발부되면 주가조작 수사 속도..."안되면 부담"
만약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이 구속되고 특검팀이 추가 조사를 통해 삼부토건 주가 조작 및 김 여사의 관련성 입증에 성공한다면, 김 여사 소환까지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김 여사 측은 최근 김건희 특검팀 전방위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인단을 보강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면 특검팀이 구속영장이 기각돼 신병확보에 실패할 경우 특검의 주가조작 수사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삼부토건 경영진 가운데 이기훈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특검 측은 판단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불출석으로 인해 삼부토건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도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팀은 최근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됐는데, 고의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강제수사 범위를 너무 포괄적으로 잡았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검팀 입장에선 피의자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호재'를 이용해 주가조작으로 369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참석한 '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동행했다.
이후 삼부토건은 '윤석열 테마주'로 2023년 5월부터 7월까지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고, 이후 300원대까지 급락했다. 특검팀 수사의 핵심은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락하는 과정에 김건희 모녀의 주식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관여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