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0%대 성장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10여 년 만에 기업가치 1000억 달러를 달성한 오픈 AI 같은 고속 성장기업(슈퍼스타 기업)을 키워야 한다는데 경제계가 뜻을 모았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5일 "대외 불확실성 확대, 성장동력 위축으로 한국경제가 0%대 성장률이 굳어지고 있어 고성장 기업 육성을 통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충이 시급하다"며 '성장지향형 기업생태계 구축 TF' 출범을 알렸다.

경제계가 '기업성장 생태계'라는 깃발 아래 자발적으로 TF를 조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경제의 저성장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성장을 독려하고 보상하는 '성장 메커니즘' 마련이 시급하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

기업규모별 차별규제 증가 현황. [사진=한국경제인협회]

경제계는 지금의 기업생태계가 '성장보다는 보호'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인식했다. 혁신 주도국들과 달리 우리는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갈수록 '규제'는 늘리고 '지원'은 줄이는 형태다. 미국은 기업규모별 차등규제가 거의 없다는 게 학계의 판단이다. 기업이 어른이 되기보다는 작은 피터팬에 머무르려는 이유다.

실제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적용받는 규제는 57개에서 183개로 3배 가까이 늘고, 중견기업을 벗어나면 209개에서 바로 274개까지 40% 증가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터팬 증후군', '기업 쪼개기'등의 사례가 늘고 있다. 2023년 중견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301개인데 반해, 중견에서 중소로 회귀한 기업은 574개로 조사됐다.

TF는 우리 기업들의 성장 메커니즘 재정립 필요성과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며 공론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선정해(Inc. 500) 베스트 프렉티스로 확산하고 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조사연구, 실태조사, 국제비교, 규제환경, 개선제도 등의 사업을 펼친다.

경제단체들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규모별 차등 규제 철폐는 OECD도 권고하는 사안"이라며 "글로벌 패권경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 기업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갈라파고스 규제, 기업규모가 커지면 응당 받게 되는 역진적 규제들을 정비해 성장 유인을 키워나갈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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