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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무의식·덧없고 영원한…루이즈 부르주아, 호암서 대규모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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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미술관, 25년 만에 국내 최대 회고전
삼성문화재단 소장 13점 포함 106점 전시

[용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의 개인전이 호암미술관에서 최대 규모로 열린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27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 언론공개회에 참석해 "그동안 상업화랑에서 소개는 많았지만 한국의 미술관에서 열리는 회고전은 25년 만이다. 부르주아의 대표작 '엄마(Maman, 마망)'을 소장한 호암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자랑스럽고 뜻 깊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 2025.08.27 alice09@newspim.com

이번 전시는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 아트갤러리, 도쿄 모리미술관, 타이베이 푸본미술관을 거친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여정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최대 규모 미술관 회고전이다. 회화, 조각, 설치 등 총 106 점의 작품을 아우르며 1940년대 초기 회화와 '인물(Personages)' 연작부터 1990년대에 시작된 대형 '밀실(Cell)' 연작, 말년의 패브릭 작업, 그리고 시적인 드로잉부터 실내를 가득 채우는 대형 설치작이 전시된다.

전시는 70여 년에 달하는 작가의 작업 여정을 따라가며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연출된다. 이 중에는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을 비롯하여 삼성문화재단 소장품 13점과 해외 주요 기관 및 개인 소장품이 포함된다.

이날 김 부관장은 "'덧없고 영원한'에서는 대표작을 소개하는 것뿐 아니라 작가의 기억과 트라우마 등을 통해 평생에 걸쳐 질문한 언어가 작품을 통해 확장됨을 보실 수 있다.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 남성과 여성, 사랑과 증오 등 양가적인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번 전시에서 그 울림을 깊이 체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루이즈 부르주아의 대표작 '밀실'. 2025.08.27 alice09@newspim.com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부르주아는 자전적 서사와 감정의 구조를 탐구하는 조형 언어로 20세기 전위미술의 맥락에서 출발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뒤흔들었다. 작가는 전체 작업 기간 동안 설치, 퍼포먼스, 드로잉, 회화,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었으나, 무엇보다 조각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 사랑, 두려움, 버려짐 등 가족 내 긴장과 갈등, 그리고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내면의 균열은 부르주아의 복합적이면서도 작가의 생애 전 작업을 관통한 핵심 주제였다. 작가의 작품과 그 이면의 서사는 상당 부분 어머니 조제핀과 아버지 루이와의 관계에서 비롯됐다.

작가의 작품에서는 자신을 양육하고 보호했으나 경쟁과 질투의 대상이 되었던 어머니, 강렬한 욕망의 초점이자 성적 혼란의 근원이었던 아버지의 대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전시의 시작은 나선으로 꾸며졌다. 미술관 로비 공중에 매달린 '커플'은 두 개의 알루미늄 나선이 공중에 매달려 서로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회전하며, 마치 하나로 융합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 전시전경. 2025.08.27 alice09@newspim.com

전시장 초반에는 어린시절 작가가 부모님과 지내며 보고 지낸 것들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 1차 세계대전 시기에 태어나 아버지가 참전하면서 본 것들이 작품에 녹아나 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의수, 의족이 작품에 묻어나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실로 그림을 그리는 태피스트리 일을 하게 된 어머니에 대한 부분이 전시된다.

작가의 대표작 '밀실'에는 검은 줄무늬 드레스, 선명한 프란색 스웨터, 붉은 칵테일 드레스 등 부르주아 자신의 의상 세 벌이 마네킹에 입혀져 있다. 그리고 검은 드레스 바로 아래 바닥에는 두 개의 대리석 구체가 놓여 있다. 이에 대해 전시를 기획한 이진아 큐레이터는 "해당 구체는 여성의 유방을 연상시키지만, 이 작업에서 구체는 남근적인 형상"이라며 "이 작품은 타인과의 관계를 왜곡시키는 질투의 심리적 효과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아 큐레이터는 "작가는 1950년대 정신분석치료를 받게 되는데, 그러면서 스타일이 바뀐다"라며 "이 시기부터 성적인 모티브가 많이 나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우울증으로 무려 33년간 정신분석치료를 받은 작가의 작업 노트, 흩어진 텍스트 등 방대한 기록도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루이즈 부르주아의 대표작 '엄마(마망)'. 2025.08.27 alice09@newspim.com

그는 "전시장에 조각들이 많이 설치돼 있는데 비슷한 형태들이 쌓인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미술을 공부하기 전 수학을 공부했는데, 내면에 불안이 많아서 그걸 컨트롤하기 위해 비슷한 형태를 계속 쌓아 올린 시도를 한 걸 볼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전시실 2층에는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와 그 트라우마가 주로 표현돼 있다. 입구 초반에는 '웅크린 거미' 작품이 있는데, 이진아 큐레이터는 "작가에게 거미는 엄마를 의미한다. 엄마가 실로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 거미 역시 실로 무언가를 만들기 때문에 거미는 엄마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라고 부연했다.

그리고 '붉은 방(부모)'과 '아버지의 파괴'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붉은 방'은 관람객들이 방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문 틈으로 안을 엿보게 되어 있다. 방 안에는 붉은 고무로 덮인 침대가 놓여 있고, 침대 위에는 낡은 실로폰과 장난감 기차, 불어로 '사랑해'라고 수놓인 쿠션이 있지만, 그 위에는 눈물 모양의 유리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이진아 큐레이터는 "관람이 쉽지 않은 작품인데, 부모의 침실을 훔쳐보는 아이의 시선에서 제작됐다. 부모의 잠자리를 훔쳐보는 것으로 억눌린 성적 충동, 욕구를 파헤치며 작업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붉은 방' 바로 뒤에는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분노와 불안을 응축한 '아버지의 파괴'가 전시돼 있다. 그리고 작품 옆 영상에서는 작가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와 트라우마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큐레이터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신과 가족을 괴롭힌 아버지를 찢어서 먹어버리고 싶다는 판타지를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루이즈 부르주아의 대표작 '아버지의 파괴'. 2025.08.27 alice09@newspim.com

전시의 마지막은 전시장을 가득 채운 아픔과 상처가 아닌 '치유'였다. '토피어리'라는 작품은 여성의 몸을 가진 나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 쪽 다리는 의족으로 대체돼 있고 가지는 부러져 있지만 아름다운 열매를 매달고 있다. 이진아 큐레이터는 "여러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상태를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해 마지막에 설치했다"고 답했다.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 전시는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이중 구조로 연출돼 있다. 1층은 의식을 상징하는 밝은 공간이라면, 2층은 이에 비해 무의식을 상징하는 어두운 공간이다. 취약함·우울·질투·공격성과 같은 주제로 구성되어 관람자가 다양한 동선을 따라 경험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부르주아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오는 10월 30 일부르주아 연구와 해석에 중요한 목소리를 내 온 프랜시스 모리스 전 테이트 모던 관장이 호암미술관에서 작가의 내면 세계와 창작 변화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이진아 리움미술관 큐레이터의 작품 해설 토크를 비롯하여 강연과 글쓰기 워크숍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질 예정이다.

호암미술관에서 열리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개인전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은 오는 30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진행된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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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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