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공급 확대·ESS 진출로 성장 동력 확보
BW 흥행으로 재무 안정·신사업 투자 기반 마련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며 이차전지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엘앤에프는 2년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돼 이목을 끌고 있다. 재무 개선을 넘어 테슬라 차세대 모델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진출이 맞물리며 기업의 체력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올해 3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652억 원, 영업이익은 66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3516억 원, 영업손실 724억 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수익성도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전분기 발생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소멸하고 판매 물량이 늘면서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테슬라향 매출 확대, 구조적 성장 기반
엘앤에프의 회복세를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테슬라향 매출이다. 테슬라가 준비 중인 차세대 롱바디·플러스 모델에 적용될 NCMA95 양극재를 공급하면서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엘앤에프가 고니켈 양극재 기술력을 토대로 테슬라 공급망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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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전경. [사진=엘앤에프] |
ESS 시장 확대도 엘앤에프의 중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축으로 꼽힌다. 미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늘면서 대형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엘앤에프는 기존 전기차향 고니켈 제품과 함께 리튬인산철(LFP) 기반 제품군을 확대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도 전기차 업체의 유럽 공장 판매 확대 계획, 파생 모델 출시 및 미국시장에 대한 제한적인 노출을 감안하면 경쟁사 대비 보다 뚜렷한 펀더멘털 회복을 예상한다"며 "내년 국내 유일 LFP 배터리용 양극재가 생산되는 점도 모멘텀에서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BW 발행으로 재무구조 개선·신사업 투자 병행
이와 함께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엘앤에프는 LFP 신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지난 4~5일 진행된 일반공모 청약에는 10조 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최종 경쟁률 51.89대 1을 기록했다. 회사는 국내 BW 공모 역사상 최대 청약 규모이자, 대규모 공모 기준으로도 최고 수준의 경쟁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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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플러스 LFP 양극재 공장 신축공사 현장. [사진=엘앤에프] |
이번 발행으로 확보한 3000억 원 가운데 약 2000억 원은 LFP 신규 사업에 투입된다. 엘앤에프는 이를 위해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세우고 경북 구미에 연간 6만 톤 규모의 LFP 양극재 공장 착공을 마쳤다. 내년 상반기 준공 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으로, 향후 수요 확대에 따라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만약 신주인수권이 전량 행사된다면 엘앤에프의 재무구조는 한층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연구원은 "신주인수권이 모두 행사된다고 가정하면 엘앤에프의 부채 비율과 순부채 비율은 각각 462%·357%에서 288%·223%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공매도 압력이 해소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