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3.96포인트(0.38%) 내린 4만5947.32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3.25포인트(0.50%) 밀린 6604.72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13.16포인트(0.50%) 하락한 2만2384.70에 마쳤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식이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평가한 이후 시장은 사흘 연속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찍은 만큼 차익실현도 이뤄지고 있다.
개장 전 발표된 강력한 경제 지표는 향후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20일까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4000건 줄었다. 이는 금융시장 전문가 기대치 23만5000건을 크게 하회한 수치로 지난 7월 중순 이후 가장 적다.
지난주 연준이 금리를 내린 이유로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 확대를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지지력을 보이고 있는 고용 시장은 연준에 금리 인하에 신중할 유인을 준다.
2분기 경제 성장률도 강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3.8%로 속보치 3.3%보다 높아졌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인공지능(AI) 투자는 2분기 경제 확장에 기여했다.
두 지표가 발표된 후 금융시장에서는 10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후퇴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내달 29일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가능성을 86.5%로 반영했다. 이 같은 확률은 지표 발표 전 90% 이상으로 나타났었다.
S&P500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는 0.87% 상승했다. 하락한 9개 업종 중 헬스케어는 1.67% 내렸으며 재량 소비업도 1.47% 내렸다.
특징주를 보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억 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을 발표하면서 3.02% 내렸다. 희토류 회사 MP머러티얼스의 주가는 이날 8.27% 급등하며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인텔은 투자를 논의하기 위해 애플에 접근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로 8.87% 상승했다. 리튬 아메리카는 정부가 지분 취득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의 영향이 지속하며 이날도 22.46% 급등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카맥스는 실망스러운 실적에 20.04% 급락했다. 10억 달러 규모의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한 스타벅스는 0.52% 하락했다.
미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 벤치마크 10년물 국채금리는 2.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172%를 기록했다.연준의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금리도 3.661%로 6.3bp 올랐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과 실업수당 감소가 확인되면서, 연준이 오는 10월 금리 인하를 멈출 수 있단 전망에 힘이 실려서다.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98.50으로 2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0.58%내린 149.77엔까지 밀리며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달러는 0.66% 떨어진 1.1659달러로 2주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스위스 프랑 역시 달러 대비 0.6% 약세를 나타냈다.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을 보인 뒤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69.42달러로 11센트(0.16%) 올랐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1센트(0.02%) 하락한 64.98달러에 마감했다.
유럽 외교관들은 최근 발생한 러시아의 에스토니아 영공 침범이 러시아 지휘부가 의도적으로 지시한 전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러시아산 원유를 전혀 사들이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유가는 장중 상승 지지를 받았다. 다만 견실한 경제 지표가 나오면서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후퇴한 탓에 유가 상승세는 일부 제한됐다.
국제금값은 경제 지표들을 지켜보며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0.1% 오른 3,771.1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 초반에는 최대 0.6%까지 올랐다가 한국시간 기준 26일 오전 2시 41분 기준 온스당 3,739.42달러로 0.1% 상승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3.66포인트(0.66%) 내린 550.22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31.98포인트(0.56%) 떨어진 2만3534.83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6.45포인트(0.39%) 물러난 9213.98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2.03포인트(0.41%) 하락한 7795.42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80.63포인트(0.43%) 내린 4만2242.49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40.90포인트(0.27%) 떨어진 1만5153.70으로 마감했다.
미국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개인보호장비(PPE)와 의료 물품, 로봇, 산업 기계 등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조사를 개시하면서 관세 공포가 투심을 짓눌렀다.
주요 섹터 중에서 헬스케어 업종이 이날 가장 부진한 성과를 보이며 1.9% 떨어졌다. 독일의 의료기술 기업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3.4% 하락했다. 덴마크의 의료 장비 제조업체 콜로플라스트와 네덜란드의 필립스 역시 각각 3% 이상 내렸다. 건설 및 자재 업종도 1.5% 하락했다.
광산업은 국제 구리 가격의 상승으로 0.6% 올랐다.
특징주로는 스웨덴 패션업체 H&M이 3분기 영업이익이 49억1400 크로네(약 7300억원)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0% 늘었다는 발표와 함께 9.8% 급등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6억8000만 크로네를 크게 웃돌았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모피어스 리서치가 이 기업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는 소식에 17.2% 급락했다.
25일 인도 증시는 하락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68% 내린 8만 1159.68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66% 하락한 2만 4980.8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인도 증시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3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의 약세, 달러화 강세, 밸류에이션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 외국인 매도,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이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들은 직전 거래일 242억 6000만 루피(약 2억 7343만 달러, 약 3838억원) 상당의 인도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이달 외국인 순 자금 유출액은 13억 2000만 달러로 늘었다.
이날 니프티 메탈 지수(+0.22%)를 제외한 모든 섹터별 지수가 하락했다. 니프티 부동산 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밀렸고, IT·자동차·제약·일용소비재(FMCG) 지수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중 니프티 IT지수의 최근 5거래일 낙폭은 5% 이상으로 벌어졌다. 미국이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한 뒤 해당 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도 IT 기업의 비용 증가 및 마진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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