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오는 30일 미·중 정상회담이 우리나라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24일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진행된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3일 "미·중 양국의 협의에 따라 중국 무역 협상을 이끄는 허리펑(何立峰) 부총리가 24일부터 27일까지 대표단을 이끌고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미국 측과 무역 협상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펑 부총리는 지난 18일 베선트 장관과 그리어 대표와 화상 통화를 했으며, 조속히 새로운 미·중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미·중 고위급 회담은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미·중 정상회담 준비 회담 성격을 갖는 만큼 회담 기간 역시 비교적 장기간인 4일로 설정됐다.
이와 함께 이번 달 들어 전세계적으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던 리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이 고위급 회담에 참석할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리청강 대표는 중국의 대미국 협상단 2인자로 그리어 USTR 대표의 카운터파트다. 그동안 고위급 회담에 빠짐없이 참여해 왔다.
리청강이 이슈로 떠오른 것은 베선트 재무장관이 직접 지명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리청강 대표가 지난 8월 28일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초청받지 않고 나타나 매우 무례한 언사를 퍼부었다"고 발언했다. 또 다른 행사에서는 리청강 대표를 "정신적으로 불안정한(unhinged) 인물"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또한 당시 리청강 대표는 "미국이 '지옥불'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미국측이 심하게 사실을 왜곡했다"며 적극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또한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베선트 장관이 중국의 협상 대표에 대해 인신공격을 했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저명 평론가들은 공개 평론에서 베선트 장관을 무례한 방식으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내에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 대한 감정이 격앙된 상태이기 때문에 리청강 대표가 말레이시아 무역 협상에 불참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현재 중국은 미국에 대해 양보하는 소극적인 입장이 아니라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때문에 리청강 대표를 불참시키는 것은 협상 전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내 한 평론가는 "만약 리청강이 말레이시아 회담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면 중국이 미국에 터무니없는 양보를 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때문에 리청강의 참석은 그 자체로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다'는 대외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리청강 대표가 말레이시아 회담장에서 과거와 달리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겠지만, 아예 불참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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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신화사=뉴스핌 특약] |
ys174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