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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인문학] 서울 현대사의 축소판... 세운상가를 추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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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도저' 김현옥 서울시장, 사창가 철거하고 세워
건축가 김수근 설계로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탄생
시장 바뀔 때마다 해묵은 개발 vs 보존 대결 재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서울 종로와 을지로 사이, 좁은 골목과 낡은 간판들이 이어지는 곳에 세운(世運)상가가 있다. 1960년대의 근대화 상징이자, 수많은 기술자와 청년이 도시의 미래를 실험하던 공간. 그러나 동시에 개발과 쇠퇴, 그리고 재생이라는 부침을 거듭했던 현대사의 축소판 같은 곳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1968년 세운상가 준공식에 박정희 대통령과 김현옥 서울시장(우측)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시기록관] 2025.11.12 oks34@newspim.com

세운상가가 준공된 것은 1967년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청계천을 덮고 그 위에 현대적인 주상복합 단지를 세우는 '세운지구 개발계획'을 추진했다. '불도저 시장'으로 불리던 김현옥 시장은 '종삼'으로 불리던 창녀촌을 밀어내고 세계의 기운이 모이는 장소를 만들고 싶어 했다. 이 계획의 중심에 있었던 건축가가 김수근이었다.

그는 '하늘과 인간, 기계가 공존하는 도시'를 꿈꾸었다. 세운상가는 동서로 1km에 달하는 거대한 복합건물로, 상가와 주거, 오피스 기능을 동시에 갖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건축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현대식 쇼핑몰, 옥상 보행로, 입체적인 공간 구성은 '근대적 도시의 비전'을 상징했다. 이름을 날리던 유명인들이 세운상가 아파트에 입주했다.

1970~80년대 세운상가는 전자산업의 심장이었다. 진공관 라디오에서 컴퓨터 부품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었다. '없으면 만들어서 판다'는 정신이 흐르던 곳이다. 전국의 전자기기 수리업자와 기술자가 모여들었고, 학생과 발명가들이 부품을 사러 다녔다. '전자상가'라는 이름 자체가 세운상가에서 비롯됐다. 세운상가는 단순한 상업공간을 넘어, 기술과 창의의 거대한 공방이었다. 한 시절에는 '불법 포르노 비디오'와 도색 잡지를 팔던 욕망의 해방구이기도 했다. 수입 전자제품은 물론 구하기 힘든 해외 아티스트들의 LP도 이곳에 가면 구할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세운상가 재개발 조감도. 2025.11.12 oks34@newspim.com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용산 전자상가의 등장과 온라인 유통의 확산으로 세운상가는 빠르게 쇠락했다. 도시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낡고 어두운 공간으로 방치되었고, 개발 논의가 반복되었다. 한때 철거가 예고되었지만, 세운상가를 지켜 온 이들은 "이곳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한국 산업화의 기억"이라며 저항했다.

그 목소리는 결국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 2017년 '세운 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세운상가는 과거의 흔적 위에 새로운 생명을 얻기 시작했다. 오래된 상가 내부에 청년 창업자들의 공방과 메이커 스튜디오가 들어섰고, 옥상 보행로 '세운보행길'이 다시 열렸다. 낡은 콘크리트 위로 푸른 식물과 사람들의 발자국이 이어지며, '도시 재생'의 상징이 되었다.

최근엔 오세훈 시장이 세운상가를 허물고 그 자리에 녹지와 고층 빌딩을 세우려 하자 여권이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경관을 해친다며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세운상가를 둘러싸고 때아닌 여야의 기세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양쪽 모두 부족한 것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견고한 논리다. 과거와 미래, 개발과 보존 등 수많은 대척점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한 해묵은 논쟁만 계속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세계의 기운이 모이는 곳으로 재생시킬 수 있는지 이번엔 결론을 내야 할 때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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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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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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