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사회, 27일 합병 설명회 추진
1:3 합병비율 시 송치형·네이버·김형년 3각 체계
네이버 총괄 콘트롤, 송치형 글로벌 집중 전망
정부 심사 관건, 국회도 생태계 영향 '주시'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주주간의 '빅딜' 합의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치면 기업가치 20조원이 넘는 금융가상자산 합병법인이 탄생한다.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 등 두나무 경영진이 글로벌사업과 가상자산거래소를,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는 가상자산 사업 전반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소액주주의 반발과 정부심사, 그리고 국회의 '견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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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5.11.25 peterbreak22@newspim.com |
합병안이 통과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합병돼 네이버 100%로 자회사로 편입될 전망이다. 오는 27일 네이버 제2사옥에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대표가 직접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향후 비전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업권에서 추정하는 합병비율은 1:3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각각 5조원과 15조원이라는 평가에 기준한 비율이다. 이사회에서 합병안이 의결되면 이후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최소 정기 주총 시기인 내년 3월까지는 진행이 예상된다.
주주총회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출석 주주 2/3 이상과 전체 발생주식 1/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네이버가 70%를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반면 두나무는 최대 주주인 송치형 회장과 2대 주주인 김형년 부회장의 합산 지분이 38.6%에 그친다.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다수 FI 설득은 마무리 수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30%에 달하는 소액주주다.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며 1:3 합병비율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합병에 따른 기대수익이 독자 상장(IPO)에 비해 오히려 적다는 불만이다. 27일 간담회에서 이들을 설득할 어떤 비전을 내놓느냐가 관건으로 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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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5.11.25 peterbreak22@newspim.com |
1:3 비율로 합병이 진행된다면 합병법인의 지분구조는 대폭 바뀐다.
두나무 송 회장과 김 부회장이 각각 1대, 3대 주주로 올라서고 네이버는 17%로 2대 주주에 자리하게 될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두나무 경영진이 합병법인에서도 영향권을 행사하는 그림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합병법인은 네이버가 '키'를 쥐고 송 회장과 김 부회장은 각각 글로벌과 거래소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합병이 네이버가 디지털금융을 통한 사세확장을 위해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송 회장이 이미 자신의 의결권을 네이버에 일부 위임하기로 협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송 회장의 경우 두나무에서도 글로벌 시장 개척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왔다. 두나무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디지털 악보 플랫폼 운영사 엠피에이지를 인수하며 콘텐츠 분야를 강화한바 있다. 성장 임계점에 접어든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를 대신할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에 한창이다.
네이버 역시 이해진 창업자가 올해 3월, 8년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뒤 AI 등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웹 3.0' 강화를 위해 전방위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두나무의 합류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는 건 상당한 호재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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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5.11.25 peterbreak22@newspim.com |
여기에 지난해 네이버 영업이익 1조9793억원 대비 60%에 달하는 두나무의 영업이익이 추가됨에 따라 주가 부양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관건은 정부 심사다.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심사를 넘지 못하면 합병 자체가 무산된다.
공정위는 간편결제(페이) 1위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 1위의 결합을 두고 독점 심사에 착수했으며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이 금융권의 가상자산 투자를 금지하는 이른바 '금가분리'에 해당되는지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자산법을 발의하며 가상자산 제도화를 서두르고 있는 국회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야 모두 관련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는 기업간 협력에는 동의하지만, 일각에서는 같은 대기업집단인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이 중소사업자들의 시장 진출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거나 규제완화 움직임에 맞춰 관련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 기업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매우 중요한 딜"이라며 "사업 다각화 및 수익성 개선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