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실제 국민들도 큰 피해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상당수의 국민이 아이디, 패스워드 등 개인정보를 여러 플랫폼에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 스텔스솔루션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시장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20~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최근 3개월 이내 온라인 쇼핑 이용 경험이 있고 주 이용 사이트가 2곳 이상인 사용자로,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는 ±3.1%포인트(p)다.
먼저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최근 발생한 쿠팡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계정도용이나 피싱, 스팸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늘었다'(66.9%)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2차 피해로는 '계정 도용 및 금전 피해'(64.6%)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피해'(26.2%), '스팸 및 사칭 피해'(9.2%) 순으로 조사됐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지만, 사안에 대한 심각성이나 후속조치는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뉴스를 통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소식을 접해도 응답자 10명 중 3명(28.4%)은 특별히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모든 쇼핑 사이트의 비밀번호를 변경한다'는 답변은 5.1%에 불과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 사고 소식에 국민들 다수가 '불안감은 있지만 어쩔 수 없다'(64.1%)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불안감을 느끼고 개인정보 관리에 더욱 신경 쓴다'는 응답자는 10명 중 3명(29.7%)에 불과했다. '심각하게 느끼지 않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람도 6.2%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셈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를 직접 체감하거나 불안해하는 이유로는, 대다수 국민이 여러 사이트에 동일한 아이디와 비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설문문항 중 '여러 온라인 쇼핑 사이트의 아이디, 비밀번호, 그리고 간편결제 비밀번호를 전반적으로 동일하게 사용하는 편인지'를 묻는 질문에 국민들 10명 중 7~8명(75%)이 그렇다고 답했다.
아이디, 패스워드 등 개인정보를 세부적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를 봐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여러 쇼핑 사이트의 로그인 아이디에 대해 '대부분 동일하고, 일부만 다른 아이디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62.9%에 달했다.
심지어 '모든 사이트에서 완전히 동일한 아이디를 사용한다'는 국민이 30%(30.1%)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디 활용의 경우 국민 10명 중 9명이 여러 사이트에서 동일한 아이디를 사용하는 셈이다. 모든 사이트에서 서로 다른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은 1.5%에 불과했다.
로그인 비밀번호와 간편결제 비밀번호도 마찬가지다. 우선 로그인 비밀번호의 경우 '대부분 동일하지만, 일부 다른 비밀번호를 사용한다'(65.5%)와 '모든 사이트에서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한다'(16.7%)를 합하면 10명 중 8명 이상이 여러 사이트에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주로 6자리 숫자를 활용하는 간편결제 비밀번호의 경우 심각성이 더 컸다. '모든 사이트에서 동일한 결제 비밀번호를 사용한다'(39.3%)와 '대부분 동일하지만, 일부 다르게 설정한다'(47.3%)를 더하면 10명 중 9명에 가까운 국민이 여러 사이트에서 동일한 간편결제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응답자의 10명 중 6명은 온라인 쇼핑 결제 방식으로 간편결제를 가장 자주 이용하고 있고, 절반 이상은 주 1회 이상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효근 스텔스솔루션 대표는 "국민의 상당수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이후 직간접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도용, 피싱 등 2차 피해는 크게 우려하면서도 비밀번호 변경 등 후속조치는 소홀하다는 점에서 무뎌진 보안인식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