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속도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졸속 추진", "선거용 이벤트"라는 비판이 거세다.
5일 광주시와 전남도는 통합 추진기획단 현판식을 잇따라 개최하며 관련 특별법의 2월 국회 통과와 7월 통합 출범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세부 청사진과 공론화 과정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통합 논의는 '균형발전'과 '공동 번영'을 명분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몇 달 앞둔 시점에 추진 동력이 갑자기 붙으면서 "임기 말 단체장의 치적 쌓기", "차기 선거 구도에 유리한 판 만들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도지사뿐 아니라 여야 정치권이 통합 찬반을 선거 공약처럼 활용하며 표 계산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히 추진 절차와 속도를 문제 삼고 있다.
전남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광역단체 통합은 앞으로 수십 년을 좌우할 초대형 개편인데 몇 달 만에 용역 결과를 들고 나와 밀어붙이는 것은 주민을 통째로 배제하는 것"이라며 "현재 모습은 통합이라기보다 선거용 정치 이벤트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광주 지역의 한 인사도 "통합 찬반이 정치권에 의해 소모적으로 소비될 뿐, 행정 기능 배분·재정 조정·농어촌 소외 방지 같은 핵심 쟁점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의회에서도 절차적 정당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재태 전남도의원은 "행정통합은 도민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인데, 충분한 공론화 없이 단체장 선언과 추진 일정부터 앞세운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지방의회와 도민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여론조사에서 통합 찬성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를 곧바로 추진의 '면허증'으로 삼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뉴스1 광주전남본부>가 지난해 12월 29~30일 전남 거주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이 수치만으로 복잡한 이해관계와 쟁점을 모두 정당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육계도 신중한 기류를 보인다. 순천대학교 관계자도 "우리 대학은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전제로 추진됐던 목포대와의 통합이 부결된 뒤 내부 수습과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고, 정치적 사안인 만큼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도 통합 논의의 변수로 꼽힌다. 무안군 주민 이모(50·일로읍) 씨는 "군 공항 이전 해법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통합까지 서두르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민단체와 무안군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열린 광주 군 공항 이전 6자 협의체 공동발표와 관련해 "실질적 진전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방안을 실무협의에서 충분히 검증해 구속력 있는 문서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와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나온다.
전남의 한 지역언론인(55·목포)은 "재선에 도전하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3선에 나서는 김영록 전남지사가 선거 국면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통합 모종 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현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김 지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과 관련해 '도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 등 절차를 충분히 밟겠다'며 신중론을 밝혔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광역단체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한마디 뒤 곧바로 추진기획단 현판식까지 이어진 흐름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j764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