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도심까지 끊김 없는 안전망을 갖춘 세이프티 도시
[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강릉시가 '2026~2027 강릉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국제관광도시 도약을 선언한 가운데, 김현수 강릉시의원이 '강릉형 관광경찰제' 도입을 공식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강릉시의회에 따르면 김현수 의원은 지난 26일 제327회 강릉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강릉은 이미 전국이 주목하는 관광도시지만 밤이면 소음·음주·불법 호객행위 등 무질서가 반복되며 도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목·경포 등 해변과 도심 관광거리에서 공연 소음, 고성, 몸싸움, 노상방뇨 등이 이어져 주민과 관광객이 모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사후 단속 위주의 행정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강릉시는 앞서 '2026~2027 강릉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2027년까지 연간 국내 관광객 5000만 명, 외국인 관광객 5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내세운 상태다. 김 의원은 "이제는 단순히 사람이 많이 오는 도시가 아니라 안심하고 머무를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며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행정의 무게 중심을 옮길 때"라고 강조했다.

◆"단속 인력 아닌 움직이는 안내센터"…강릉형 관광경찰 구상
김 의원이 제안한 '강릉형 관광경찰'은 기존 단속 인력을 단순히 늘리는 개념과는 다르다. 그는 관광경찰의 역할을 다음과 같은 복합 기능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관광경찰은 주요 해변·카페거리·역세권 순찰을 통한 안전 확보, 과도한 소음, 음주 난동, 불법 호객행위 등 기초질서 정비, 관광객 민원·불편 사항의 현장 즉시 처리, 간단한 길 안내·관광 정보 제공 등 서비스 기능 수행이다.
즉 단속과 안내를 겸하는 현장 중심 예방형 서비스 조직으로 설계해, 관광경찰을 '움직이는 관광 안내센터'이자 강릉의 얼굴로 키우자는 구상이다. 김 의원은 "예산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관광객 체류시간과 소비를 키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체감 서비스"라며 "관광경찰은 강릉의 인상을 결정짓는 사람 기반 인프라"라고 말했다.
◆국제관광도시 비전과 관광경찰의 상징성
강릉시는 '강릉방문의 해' 기간 동안 체류형 관광 인프라 확충, 특화 콘텐츠 개발, 온·오프라인 통합 홍보, 국제행사 연계 인바운드 확대, 시민 참여 캠페인 등을 통해 동해안 대표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관광경찰제는 '안전한 관광도시 강릉'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상징 장치이자, 도시 브랜드를 키우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서울 관광경찰처럼 외국인 친화적 디자인과 다국어 표기, 개방형 안내센터와의 연계를 도입하면 제복과 장비, 순찰 동선 자체가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릉의 바다·커피·K-컬처 축제 등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경포·안목·KTX역·원도심을 잇는 관광축 곳곳에서 관광경찰이 포토 스폿 안내, 행사 정보 제공, 간단한 통역 지원까지 맡는다면 관광경찰이 도시 이미지 제고의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연안까지 아우르는 '육·해 통합 관광안전'…해양경찰 참여 어떻게 가능하나
강릉 관광의 무대는 도로와 골목만이 아니라 바다와 해변까지 이어져 있다. 여름철 해수욕과 서핑, 연중 낚시·해양레저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연안 안전과 구조, 해양 범죄 예방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강릉해양경찰서는 이미 강릉경찰서와 연안 안전·범죄예방을 위한 핫라인 구축, 합동 순찰 등 협력체계를 운영해 왔다. '해양경찰법'은 해양경찰의 직무로 해양에서의 연안안전관리,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 해양 관련 범죄 예방·진압·수사, 피해자 보호 등을 명시하고 있어, 해수욕장·연안 관광지 안전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반면 관광경찰은 별도 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찰 일반 임무(생명·신체·재산 보호, 범죄 예방·수사, 공공안녕과 질서 유지 등)의 틀 안에서 운영되는 '관광 특화 형태'다.
이 때문에 해양경찰을 관광경찰 조직에 '편입'하는 조항은 없지만, 두 기관이 각자의 법률을 근거로 권한을 행사하면서 지자체·경찰·해양경찰 간 협약과 합동체계를 통해 관광안전을 공동으로 담당하는 구조는 충분히 설계할 수 있다.
강릉형 관광경찰제가 도입될 경우 해양경찰과의 협업 모델로 해변·도로·상가 등 육상 관광공간은 관광경찰·일반 경찰이, 해수욕장 수역·방파제·갯바위·해양레저 구역 등 해양공간은 해양경찰이 전담하는 방안이 있다.
또 성수기에는 해양경찰, 육상 경찰, 관광경찰, 소방, 지자체가 함께 근무하는 상황실과 합동 순찰 체계를 가동하고 음주 후 물놀이 금지, 구명조끼 착용, 위험구역 출입 자제 등 안전 메시지를 관광경찰·해양경찰이 같은 브랜드로 공동 홍보하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육상에서 접수된 실종·분실·민원 정보를 해경과 즉시 공유하고 해상 사고 관련 정보는 관광경찰을 통해 해변·도심 관광객에게 신속 안내하는 등 신속한 정보 공유를 통한 사고 대처 능력 강화도 들 수 있다.
박홍식 강릉해양경찰서장은 취임 이후 수차례에 걸쳐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해상치안 역량 강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박 서장은 올해 새해에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며, 안전한 바다를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해양레저 안전을 강화해 연안 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연안까지 포괄하는 '육·해 통합 관광안전'이 구축되면 강릉은 해변에서 도심까지 끊김 없는 안전망을 갖춘 세이프티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순기능과 함께 관광경찰제와 해양경찰 협업이 본격 논의될 경우 시민사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생활환경 개선과 체감 안전도 향상이다. 밤마다 이어지는 소음·난동, 불법 영업 관행이 줄어들면 해변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완화되고 여성·가족 단위 관광객도 보다 안심하고 거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해수욕·서핑·낚시 등 해양 레저 활동에서 해경과 관광경찰이 함께 홍보·단속에 나설 경우 사고 위험을 선제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반면 부정적·우려 섞인 반응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자영업자와 거리 공연자들 사이에서는 "관광경찰과 해경이 같이 움직이면 과도한 단속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제기될 수 있다.
또 기존 경찰·해양경찰·지자체 인력이 있는데 별도의 관광경찰 조직을 만드는 것이 예산과 인력 측면에서 효율적인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제복과 차량, 홍보에만 치우칠 경우 "보여주기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김현수 의원은 이런 논란 가능성을 의식한 듯 "관광경찰은 행정 편의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 주민과 관광객이 직접 체감하는 사람 중심 정책"이라며 해양경찰·일반 경찰과의 협업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안전과 편안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의 중심은 사람"…강릉의 시험대
김현수 의원은 평소 "행정의 중심은 '시'가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이번 관광경찰제 제안은 통계상의 관광객 숫자보다 강릉을 찾는 사람과 이곳에 사는 시민이 실제로 느끼는 안전과 편안함을 개선하자는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강릉시가 선포한 '2026~2027 강릉방문의 해'는 강릉의 다음 10년을 좌우할 프로젝트다. 이 여정에서 관광경찰이 5000만 명의 발길을 지키는 보호막이자, 해양경찰과 함께 바다까지 아우르는 '육·해 통합 관광안전망'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공감하는 해법으로 강릉형 관광경찰제가 안착한다면 강릉은 단순히 '예쁜 도시'를 넘어 '다시 찾고 싶은 도시, 안전한 도시'로 기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