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선정·말 2000마리 이송 등 난제 산적…"2030년 착공 불가능"
과천시 세수 500억 감소 우려…지자체·노조 반발 격화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정부가 지난 1월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는 과천 경마공원(렛츠런파크 서울) 부지 주택 공급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원을 폐쇄할 경우 한국마사회의 연간 매출 약 1조2000억원이 사라질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정부 구상대로 과천 경마공원이 폐쇄될 경우, 마사회는 단기간 내 심각한 재무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경마 산업을 중심으로 한 말 생산·유통·서비스 전반의 산업 생태계가 연쇄적인 타격을 입어 회복이 어려운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연평균 매출 1조2000억 감소"…말 산업 생태계 붕괴 경고

2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12월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정부정책 및 경영환경 변화 대응전략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과천 경마공원 이전 시 발생하는 영향을 분석했다.
뉴스핌이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마사회는 본사 및 과천 경마공원 폐쇄·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연평균 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과천 경마공원 폐쇄 시 기존 이용객의 약 67%가 경마 이용을 중단할 것"이라며 "대체 부지로 거론되는 새만금이나 지방 등으로 이전하더라도 수도권 매출을 보전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급격한 매출 감소는 농림축산식품 관련 법령의 입법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천 경마공원은 한국마사회 전체 매출(발매 기준)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경주 매출 기준으로는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국 3개 경마장(서울, 부산경남, 제주)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핵심 사업장이다. 이에 보고서는 재정 악화로 인한 기관 존립 위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마사회 매출의 상당 부분은 축산발전기금으로 납입돼 농촌 경제를 지탱하는데, 경마 산업 붕괴는 곧 기금 조성 중단으로 이어져 법적으로 보장된 농축산 지원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전 적지 선정부터 난항…말 2000여마리 갈 곳 없어

정부 계획이 실무적 한계를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 경마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본계획 수립, 예비타당성 조사, 농식품부 허가, 환경·교통영향평가 등 총 8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실제 경북 영천경마공원의 경우 부지 선정부터 개장 예정일(2026년)까지 17년이 소요됐다. 국토교통부는 상반기 내 시설 이전 계획을 세우고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마사회 노조 관계자는 "대체 부지가 선정되더라도 토지 보상과 건설에만 최소 12~15년이 걸린다"며 "당장 5년 뒤에 나가라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갈 곳 잃은 경주마들의 거취 문제도 뇌관이다. 현재 과천 경마공원 마사에는 약 1400마리의 경주마가 상주하고 있으며, 서울 권역에서 관리되는 말은 약 2200마리에 달한다. 부산경남이나 제주경마공원 등 타 사업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추가 수용 여력이 없다. 정부가 경기권으로 부지를 이전할 계획임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예상지는 미정이다.
노조 측은 "마사와 훈련 주로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폐쇄를 강행하는 것은 동물권 침해이자 물류 대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사회는 지난 주말 마주들과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 과천시 세수 500억 감소 우려…지자체·노조 반발 격화

지자체의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하다. 과천시는 연간 예산 약 5000억원 중 10%에 해당하는 500억원을 마사회 레저세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경마공원 이전 시 지방세 수입이 소멸해 지자체 재정 자립도에 치명타를 입힐 전망이다.
또한 경마공원에 근무하는 약 3000명의 종사자 대부분이 과천과 안양 등 인근 경기권 도시에 거주하고 있어, 일자리 상실이 지역 상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마사회 부지 면적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마사회가 용역을 통해 이전 시 문제점을 분석했으나, 수도권 주택 공급 논리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정책 발표 당일 "도시 개발은 시민의 삶의 질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재 과천시 일대에는 개발 반대 플래카드가 걸리고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마사회 노조와 과천 시민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이달 중 대대적인 반대 집회를 예고해, 9800가구 공급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