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적은 시간 감사시 심사·감리 대상 선정시 고려
감사 품질 유지 의무 위반시 처벌도 강화, 영업정지도 고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고의적으로 회계부정을 저지른 임원 뿐 아니라 공식 직함 없이 뒤에서 이를 지시한 실질적 지시자에 대해서도 최대 5년 동안 국내 모든 상장사의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 자본시장의 회계투명성 개선을 위한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을 논의·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해 8월 발표한 '회계부정 제재 강화방안'에 이은 후속 대책으로 우리 자본시장의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핵심 인프라인 회계 투명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고의적으로 회계부정을 저지른 임원 뿐 아니라 공식 직함 없이 뒤에서 이를 지시한 실질적 지시자에 대해서도 당해회사 해임·면직 권고, 직무정지, 과징금 등과 함께 최대 5년 동안 국내 모든 상장사의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도록 했다. 제한대상자는 일정기간 상장사 임원 취업이 제한되며, 상장사는 제한대상자를 임원으로 선임할 수 없고 이미 임원으로 재임중인 경우에는 즉시 해임이 요구된다.
만약 이를 어기고 제한대상자 및 취업제한 대상자를 임원으로 선임하거나 이미 재임중인 제한대상자에 대한 해임을 거부하는 상장사에 대해서는 최대 1억원(자본시장법상 조치수준과 동일)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회계법인 간 과도한 수임 경쟁으로 인해 감사 투입시간을 무리하게 줄이는 관행에 대해서도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앞으로 합리적 이유 없이 현저히 적은 시간의 감사를 한 경우 정상적인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심사·감리 대상 선정시 우선 고려할 예정이다. 점검 결과 실제 부실감사가 확인될 경우 해당 회사의 감사인을 정부가 교체하고, 부실감사를 사실상 용인한 기업에 대해서도 지정감사와 함께 재무제표 심사를 통해 회계부정 여부를 들여다보는 등 철저한 감사를 유도할 방침이다.
회계법인이 감사품질 유지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처벌도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위반사항 적발시 대부분 지정제외점수(지정회사 축소)만을 부과했는데, 앞으로는 위반수준에 따라 영업정지에 준하는 강력한 제재가 도입된다. 특히, 중대위반이 다수 발생한 경우 상장사 감사가 금지되거나, 지정감사에서 배제된다.
상장회사와 달리 비상장회사에 대해서는 최대주주가 빈번하게 변경되거나 경영진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더라도 외부 감사인을 지정받지 않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앞으로는 최대 주주가 최근 3년 이내 3회 이상 변경됐거나 횡령·배임이 발생한 대형 비상장회사에 대해서는 직권상장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지배구조가 취약한 경우 회계부정 가능성이 높은 반면, 감사인의 독립성이 낮아 외부감사의 실효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단순히 외형이 큰 회계법인이 아니라, 감사품질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회계법인이 시장에서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를 대폭 개선한다.
기존에는 회계법인을 규모, 손해배상능력 등에 따라 가~라 군(群)으로 분류해, 대형 상장사는 대형 회계법인(가군)만이 감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로 인해, 중견회계법인은 감사품질이 우수해도 상위 시장으로 진입하는데 구조적 한계가 있었고, 대형회계법인은 모두 최대 가점을 받고 있어 이들끼리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깨기 위해 자본시장 성장, 최근 소송가액 증가를 고려해 손해배상능력 요구수준을 일괄 2배 상향하고, 군 상향 특례 제도를 도입해 실력있는 중견 회계법인에게 기회를 연다.
감사품질 평가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거둔 중견회계법인은 상위군에게 허용된 자산규모의 상장사를 감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다만, 상위군의 상장사를 감사하게 되는 만큼 사고에 대비해 손해배상능력을 기준 보다 1.5배 더 쌓아야한다는 조건이 부가된다. 아울러, 감사인 점수 산정시 현재 품질평가 결과에 따른 가점(최대 10%) 외에 감점(최대 △10%)을 추가 신설하고, 군별 상대평가를 도입하는 등 감사품질에 따른 점수 격차를 합리적으로 확대했다.
마지막으로 대형 상장사를 감사하는 회계법인의 의사결정 체계가 감사 품질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형 회계법인 내에 독립적인 '감사품질 감독위원회' 설치·운영을 의무화했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의 과반수를 회계법인과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 이들은 회계법인의 경영진이 수익성에 치중해 감사 품질을 소홀히 하는지 감독하고,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사전에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맡아 회계법인의 공익적 내부 견제기구로 기능하게 된다. 회계법인은 위원회의 구성 현황과 주요 활동 내역을 매년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
금일 발표된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은 2026년 중 시행을 목표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발표 후 구체적 법규 개정안을 마련하고, 법 개정사항은 2026년 상반기 중 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한편, 시행령 등 법개정 없이 추진가능한 사항은 2026년 상반기 개정안 입법예고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