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로 보류해 온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군사·보안시설 가림 처리와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 활용 등 강화된 보안 장치를 전제로 한 결정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이날 회의를 개최해 이달 구글이 신청한 1대5000 지도 국외반출 신청건을 심의해 보안조건 준수를 전제로 반출 허가 결정을 의결했다. 협의체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공간정보관리법)에 따라 관계부처·기관으로 구성됐다.
협의체는 지난해 11월 11일 구글에 국가안보와 관련한 기술적 보완을 요청한 뒤 지난달 5일 제출된 보완 신청서를 검토·심의한 결과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
이번 허가의 핵심은 보안 통제권을 국내에 두는 데 있다. 우선 구글 맵스와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의 위성·항공사진을 제공할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보안 처리가 완료된 영상만 사용해야 한다. 과거 시계열 영상(구글 어스)과 스트리트뷰에 대해서도 군사·보안시설 가림 처리를 의무화했다.
좌표 표시도 제한된다. 구글 맵스와 구글 어스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를 제거하거나 노출을 제한하도록 했다.
데이터 처리 방식도 강화됐다. 구글의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부의 간행 심사 등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국외로 반출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에 필요한 기본 바탕지도와 도로 등 교통 네트워크 정보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등고선 등 안보상 민감한 데이터는 반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군사·보안시설이 추가되거나 변경되는 경우에는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신속히 수정하도록 관리 절차도 마련했다.
보안 사고 대응 체계도 조건에 포함됐다. 국외 반출 전 정부와 협의해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를 수립해야 하며, 국가안보와 관련해 임박한 위해나 구체적 위협이 발생할 경우 긴급 대응이 가능한 기술적 조치, 이른바 '레드버튼' 기능을 구현해야 한다. 또한 한국 지도 전담관(Local Responsible Officer)을 국내에 상주시켜 정부와 상시 소통 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조건 이행 여부를 확인한 뒤 실제 데이터 반출을 허용하며, 지속적이고 심각한 조건 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허가를 중단하거나 회수할 방침이다.
협의체는 구글이 제시한 기술적 대안을 검토한 결과, 그간 지적돼 온 군사·보안시설 노출 및 좌표 표시 문제 등 안보 취약 요인이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법률이 적용되는 제휴기업의 국내 서버에서 민감 정보를 처리하고, 정부 검토를 거친 보안상 문제가 없는 제한된 정보만 반출하는 구조를 통해 사후관리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협의체는 이번 결정이 외국인 관광 활성화와 지도 서비스 기반 경제·기술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대한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정부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3차원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 공간 인공지능(Geo AI) 기술 개발 지원, 전문 인력 양성, 공공 수요 창출 등을 포함한 '공간정보산업 육성 및 지원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구글 측에도 국내 공간정보 산업과 인공지능(AI) 등 연관 산업 발전, 균형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책임 있는 자세로 마련·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