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체불률·체불 만인율 등 관련 지표 11개 공개
임금체불 원인은 연구로 상세 분석…매년 발표 예정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고용노동부가 임금체불 총액 중심으로 집계하던 관련 통계를 손질했다. 임금총액 대비 체불액 비율을 보여주는 임금체불률과, 임금 노동자 1만명당 피해 규모를 보여주는 만인율을 매달 공개한다. 임금체불액이 2년 연속 2조원대를 기록한 가운데 체불 실태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체불 근절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3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임금체불 총액은 2조679억원이다. 앞서 정부는 2조원 수준인 임금체불 규모를 2030년까지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한 바 있다.
◆ 임금체불 피해자 3년 만에 줄었지만 총액은 2년 연속 2조원대
연도별 체불임금액은 2021년 1조3503억원, 2022년 1조2472억원, 2023년 1조7845억원, 2024년 2조448억원, 2025년 2조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체불액은 2년간 2조원대를 기록했지만, 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 수는 3년 만에 감소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확인된 체불 피해 노동자 수는 26만2304명으로 전년(28만3212명)보다 7.4% 감소했다.
산업별 체불액은 제조업이 6146억원(29.7%)으로 가장 많았다. 일부 분야의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체불액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어 건설업 4165억원(20.1%), 운수·창고·통신업 2845억원(13.8%), 도소매·음식숙박업 2479억원(12.0%) 순이었다.
한국의 체불액은 최근 5년간 지속 증가했다. 사회적 인식은 임금체불이 해소되지 않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노동자가 바로 이직하는데, 우리는 '몇 달 뒤 (임금을) 주겠으니 기다려달라' 하면 서로 양해하며 기다리는 관행이 있다"며 "회사 어려우니 (임금 지급보다) 회사부터 살리자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체불 규모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일본의 연간 체불액은 907억원(98억엔), 미국은 2980억원(2억267만달러)에 그친다. 다만 국가별로 임금체불에 대한 기준이 다르고, 체불액 산정 절차도 상이해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임금체불) 신고액을 모두 통계로 잡는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후생성을 통해 자율조정으로 해결하는 부분은 체불로 잡지 않는다"며 "가산수당 몇 엔 이상만 (체불로) 보는 등 기준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체불을 민사상 문제로 본다. 소송을 통해 받아낸 금액만 체불로 봐 비교하기 힘들다"고 부연했다.
◆ 총액에서 '체불률'로…노동부, 체불 통계 11개 지표로 개편
노동부는 체불 총액 중심으로 집계하던 통계 구조를 개편, 총 11개 지표를 공개한다. 임금체불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체불 근절 조치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상대적 지표인 임금체불률과 체불노동자 만인율을 개발, 세밀한 체불액 규모 파악에도 나선다. 올해 1월 체불 통계는 이르면 이번 주 노동부가 운영하는 노동포털을 통해 공개된다.
새로 공개되는 체불 관련 지표는 임금체불률, 체불노동자 만인율, 체불사건 처리 결과·업종·규모·국적·지역별 체불 현황 등 8종이다. 기존 지표인 청산액은 체불피해 해결액으로 전환한다. 사업주보다 국가가 먼저 체불액을 주는 대지급금도 포함되어 있는 만큼 분명한 용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상대 지표에 해당하는 임금체불률과 체불노동자 만인율은 새로 개발됐다. 체불률은 임금총액 대비 체불임금 비율을 의미한다. 만인율은 임금 노동자 1만명당 체불 피해자 규모를 보여준다. 지역별 체불 규모는 감독 권한 지방 위임을 염두에 두고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체불 원인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다음 연도 3월 전까지 매년 발표한다. 현재 체불 파악 원인은 일시적 경영악화·도산·폐업·사실관계 다툼 등 6종에 그친다. 앞으로는 기업 매출액·폐업여부 등을 참고한 연구용역을 실시, 일시적 경기 영향·대금 미지급 등 더 구체적인 체불 사유를 파악한다.
체불 발생 및 청산 개념도 정비한다. 그간 체불 발생액에는 당해연도에 신고 사건 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변동 가능성이 있는 체불금액이 포함됐다. 사건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인 다음 연도에도 중복 포함됐다. 올해부터는 조사가 완료되어 체불액이 확정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신고사건 외 사업장 감독이나 체불피해 노동자 전수조사 등으로 찾아낸 '숨어 있는 체불' 규모는 반기별로 별도 집계해 공개할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체불 통계 공개가 바로 체불 감소로 이어지진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체불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체불 예방 첫 단추"라고 밝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체불 발생 원인부터 제대로 상세하게 분석해 필요한 곳에 정확한 정책이 닿게 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shee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