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기기 시장, 미국과 26배 차이
의료기기 수출 규모도 선진국에 '밀려'
글로벌 선도 기업, 신시장 선점에 주력
높은 현실의 벽…공격적 집중 공세 필요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으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나 대한민국은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 1.9%를 차지하면서 1위인 미국과 26배 차이가 난다. 글로벌 100대 기업에서 한국 기업을 찾을 수 없는 만큼 K-의료기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대한 집중 공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4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수출 규모는 20개국 중 14위 수준이다.
[K-의료기기가 뛴다] 글싣는 순서
1. 세계 100대 기업에 '한국'은 없다…갈 길 먼 K-의료기기
2. K-의료 보려 줄 섰다…두바이 흔든 K-내시경
◆ 바이오헬스 산업, 미래 먹거리 시장 '급부상'…한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 미국 대비 26배 ↓
코로나19 이후 원격 진료 보편화로 자가진단 키트·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확대되면서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미용 등이 포함되는 바이오헬스 산업이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2025 바이오헬스산업 통계집'에 따르면, 이중 세계 의료기기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4250억 달러에서 2025년 5840억 달러, 2026년 6200억 달러, 2028년 6550억 달러, 2028년 6910억 달러, 2029년 7290억 달러로 잠정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 규모도 2020년부터 2029년까지 점차 늘 예정이다. 2020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70억 달러였으나 2025년 80억 달러, 2026년 100억 달러, 2027년 120억 달러, 2028년 120억 달러, 2029년 130억 달러 수준으로 잠정 증가한다. 의료기기 산업은 수출액이 생산액의 약 77%를 차지하는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제약, 화장품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커 산업 활성화가 중요한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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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의료기기 중 디지털헬스의 경우 치료 중심에서 질병 예방·진단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의료기기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돌봄 로봇 등에 대한 관심도도 집중되고 있다.
복지부도 올해 글로벌 신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바이오헬스 연구개발(R&D)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디지털헬스케어 해외진출, 의료기기 AI 응용제품 상용화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불확실한 국제 공급망 변화에 대응해 부대 비용을 지원하고 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글로벌 교육·훈련지원' 사업을 추진해 국내 기업과 해외 의료 기관 등의 연계를 강화한다. 정부는 2027년까지 의료기기 산업 수출 5위 국가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내걸었다.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의료기기가 처한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제1차 의료기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1.9%에 불과해 30개국 중 세계 9위 규모에 그치고 있다.
46.2%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한 미국과 비교하면 약 26배 차이다. 5위권 내에 안착한 독일(6.9%), 중국(6.5%), 일본(4.9%), 프랑스(3.8%)와 비교해도 격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1등을 해도 미국 시장에서 작은 코너 하나를 차지하는 것보다 매출이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 해외 수출밖에 돌파구 없는데…한국 의료기기 수출, 미국·독일·중국에 밀려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한국 의료기기 기업은 해외에서 매출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도 좁은 상황이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수출 규모는 43억 5000만 달러로 세계 14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4억 7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수출액이 상승했으나 미국(511억 3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약 15배 차이가 난다.
이어 독일(366억 8000만 달러), 네덜란드(326억 7000만 달러), 중국(258억 2000만 달러), 아일랜드(149억 5000만 달러) 순으로 집계돼 상위 5개국이 독식하고 있는 높은 벽을 넘기에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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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매출 상위 100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메드트로닉(Medtronic), 미국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Johnson & Johnson MedTech), 독일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 등 거대 공룡 기업이 상위 순위를 차지해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의료기기 산업이 해외 선진국 등에 밀리는 이유는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AI 소프트웨어 등 혁신 기술이 도입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의료기기 기업은 전체 의료기기 제조 기업 중 80%가 연 10억원 미만의 제조·수입 실적을 보유한 영세한 사업 구조를 보이고 있다.
김홍철 성남산업진흥원 교육훈련지원 센터장은 "한국 의료기기 산업이 많이 성장했지만, 의료기기 기업을 모두 끌어모아도 외국 한 개 기업 매출보다 훨씬 적다"며 "구조적으로 현실의 벽은 다층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일본은 (의료기기 수출을 위해) 다른 나라 병원에 소독 시설을 지어주기도 한다"며 "공격적인 드라이브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3일 바이오헬스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한 기업 간담회에서 "반도체를 이어갈 제2의 먹거리 산업으로서 바이오헬스산업이 주요 수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