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재산권 행사 못한다면 차라리 임대주택을 지어라"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여권에서 공공분양 주택의 분양 이후 재판매 가격을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주변 민간 분양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받은 뒤 시세 상승분으로 되파는 이른바 '로또 공공분양'을 방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시장경제 국가에서 정부의 가격 통제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격 통제로 재산권 행사가 제한될 바에는 공공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량 공급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5일 부동산시장에 따르면 최근 여권 일각에서는 공공분양주택의 매매가격 통제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방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유지를 강제 수용한 뒤 공급하는 공공분양주택에 대해 분양 이후 재판매 가격을 통제하자는 것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LH 개혁과 맞물려 공공분양 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추진되고 있다. 국민의 토지를 강제적으로 수용해서 개발하는 공공택지의 주택인 만큼 공공 요소를 강화해야한다는 게 공공분양 가격 통제 방안의 배경이다.

이 가운데 최근 여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공공분양 주택에 대한 재판매 가격 제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이연희·복기왕 의원은 국회에서 '공공분양이 나아가야 할 방향'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후빈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자는 부담 가능한 가격으로 제공하면서 자본이득도 많이 환수하고 싶은 반면 수요자는 민간 분양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자본 이득을 향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정책 목표의 기준을 두고 한 쪽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책 추진을 위해 이 교수는 ▲채권입찰제 ▲시세차익 가산 ▲토지임대부 ▲재판매 가격 제한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채권입찰제는 분양가와 시세 차이 만큼 소비자가 주택 채권으로 매입하고 매입액이 높은 순서대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매입상한이 존재하지만 채권 매입에 따라 실제적인 분양가 상승이 발생한다.
시세차익 가산은 분양가와 시세 차이값을 분양가 상한제 가격 가산비 항목으로 신설해 기존 분양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하는 제도다. 토지임대부는 국가가 토지를 소유하고 건물만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이며 재판매 가격 제한은 분양 이후에도 매매가격을 계속 제한하는 방식이다.
특히 재판매 가격 제한이 눈에 띈다. 이 교수는 재판매 가격 제한과 관련해 "시세의 80%로 분양했다면 판매할 때도 시세의 80%로 거래하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이 관리하는 판매 체제를 별도로 만들어서 무주택자들에게만 시장 가격의 80%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재판매 가격 제한제도는 미국의 '소유권 제한 주택' 제도와 영국의 '퍼스트 홈' 제도 등으로 실현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이야기다.
공공분양주택에 대한 재판매가격 통제 방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에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도입하고자 했다. 당시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이 아닌 모든 공공분양주택에 대해 분양가격에 따라 의무 거주기간을 부여했고 이어 지분적립형 주택으로 도입하고 특히 공공환매 조건의 공공분양을 공급키로 했다. 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 공급된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공급된 보금자리주택이 입지적 장점으로 높은 인기를 끌며 시세차익이 크게 발생하자 로또 공공분양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공공분양주택 재판매 가격 통제나 시세차익가산 방침은 공공분양으로 싸게 내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토지임대부주택도 마찬가지다. 여권 일각에서는 토지임대부주택에 대해 현재 재판매가 자유로운 방식 대신 특정기간(20~40년) 거주후 공공에 환매하는 방식이 제기되고 있다. 토지임대부주택의 경우 분양가와 별도로 매달 일정 금액의 토지임대료를 내야한다. 이 때문에 이는 보증금 대신 분양가라는 목돈이 들어가는 임대주택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환매조건부나 토지임대부주택은 결국 공급자의 공공의 자금 회전을 위해 도입되는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한 시장 전문가는 "공공분양 재판매가격 통제 방침은 결국 '산 가격으로 팔라'는 것인데 재산권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장에 반할 뿐 아니라 차라리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무주택자들이 하게 될 것"이라며 "'공공분양 로또'를 막고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매달 월세를 내거나 전세로 거주하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더 원칙에 맞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