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시나리오는 유가 80달러 내외 유지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국·이란 전쟁 발발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국채금리와 유가가 동반 급등한 가운데, 시장에선 이번 전쟁이 4~5주 내 종결되는 '기준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크레딧 채권 강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 의지 표명과 이란의 물밑 협상 시도설이 급등했던 금리 상승세를 다소 진정시키는 흐름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전쟁 장기화보다 '타임어택' 성격에 주목
한국투자증권은 6일 크레딧 노트를 통해 이번 미·이란 전쟁의 베이스 시나리오로 트럼프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4~5주 내 종결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전쟁은 무기 부족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이 겹쳐 있어 장기전보다는 '타임어택' 성격이 강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지원과 이스라엘 방어로 미군 무기가 상당 부분 소진됐을 가능성이 있고, 미군 사상자 확대와 유가 상승에 따른 정치적 타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조기 종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미 국무장관이 이미 "이란의 정권 교체(레짐 체인지)는 이번 군사작전의 목표가 아니다"라며 눈높이를 낮춘 점도 시사적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4~5주간 이란의 핵시설·미사일 시설을 타격한 뒤 전쟁 목적 달성을 선언하고 협상에 나서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이 복수를 다짐하고 있고, 미국도 아직 전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조기 휴전협상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 가능성 등 전쟁 초기 단계 특유의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시나리오별 유가 전망: 기준은 80달러, 오일쇼크는 150달러 이상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시나리오별 유가 전망을 보면, 단기 종결 또는 미·이란 협상이 빠르게 타결될 경우(긍정적 시나리오) 유가는 70달러 미만으로 내려앉는다. 쌍방 간 간헐적 공습 이후 협상이 재개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1개월 내에 해제되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80달러 내외가 전망된다. 공습이 장기화되거나 수개월의 봉쇄가 이어질 경우(비관적 시나리오)엔 100달러 내외로 뛰고, 미국이나 연합군이 지상군을 투입하고 봉쇄가 장기화하는 최악의 오일쇼크 시나리오에서는 150달러 이상도 배제할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국의 이란산 원유 도입이 차질을 빚는 상황도 변수다. 중국은 이미 지난 3일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안전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이란의 종전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면 이란이 사우디 등 걸프 지역 우방국의 석유시설이나 호르무즈 해협 우회 송유관까지 공격을 본격화할 경우 유가 상승폭이 급격히 커질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국은행 안정 의지 표명이 변곡점…크레딧 스프레드는 강보합 유지
채권시장 흐름도 주목된다. 지난 3일 국채금리가 급등(3년물 +14.5bp, 10년물 +17.5bp)한 데 이어 4일에도 전쟁 장기화 우려와 증권사 국채선물 매도 영향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반면 크레딧 채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섹터별로 스프레드가 강보합 내지 축소세를 나타냈다.
변곡점은 4일 한국은행의 입장 표명이었다. 한국은행은 환율과 금리가 펀더멘털과 괴리되어 과도하게 움직이는지 면밀히 살피고, 필요시 정부와 협조해 시장 쏠림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현 단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않으며, 금리 급등시 단순매입 등 시장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이 발표 이후 장중 국채금리가 하락 전환했고, 5일에도 이란의 물밑 협상 시도설과 삼성전자의 채권 투자 검토 소식이 겹치며 채권 시장은 강세로 출발했다.
◆손절 물량 소화 후 크레딧 강세 기조 재개 전망
한국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손절 물량이 소화된 이후에는 국채금리 상승세 진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금리 상승 요인이 되지만,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성장률 하락 압력도 동시에 작용해 국채금리 상승폭을 결과적으로 제한한다는 논리다.
전쟁이 기준 시나리오대로 4~5주 내 마무리되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고 국채금리 하향 안정 기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증권사의 판단이다. 그리고 이 경우 크레딧 채권은 그간의 스프레드 확대로 높아진 캐리 매력을 바탕으로 강세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번 크레딧 시장의 향방은 전쟁 장기화 여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 의지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