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스타인 "유가상승에 車수요 감소, 현대차 영향 불가피"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현대자동차가 영업실적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여야는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합의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연될 경우 현대차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외신과 자동차업계 및 신용평가사 등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고유가 기조 지속과 해상 물류 차질 심화로 운송비와 원재료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의 영업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은 이란과 이스라엘은 물론, 수출 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걸프 지역의 자동차 판매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박세영 나이스신평 기업평가1실장은 "현대차·기아는 2025년 약 7조원의 관세비용으로 세금전이익(EBIT) 마진이 2024년 9.7%(현대차 자동차부문, 기아 합산)에 2025년 6.3%로 하락했으며,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추가적으로 영업실적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베른스타인은 최근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내 자동차 판매 감소, 중동 차량 운송 및 공급망 차질, 유가 상승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 등이 아시아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베른스타인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업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겠지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스라엘, 쿠웨이트 등을 포함한 중동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큰 일본 도요타와 한국 현대차 등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일 기준 현대차의 중동지역 판매 비중은 10%에 달한다.
베른스타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조선 운항 차질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내연기관 차량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른스타인은 "현재 자동차업계에 가장 큰 위험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가를 계속 끌어올리고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신뢰를 약화해 걸프 지역을 넘어 자동차 판매가 붕괴되는 것"이라고 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의 영업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미투자특별법은 아직 최종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우리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에 대한 세제·금융·행정 지원을 명문화해 통상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법안이다.
앞서 경제계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늦어질수록 대미 협상력과 산업경쟁력이 약화된다며 조속한 처리를 호소한 바 있다. 국회 대미투자특별법처리를위한특별위원회(대미투자특위)의 활동 시한은 이날까지다. 대미투자특위는 오는 12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과 이란 전쟁은 10일째 이어지며 석유 저장고와 담수화 시설, 도심 건물까지 겨냥하는 난타전으로 격화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반대한 강경파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임명되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