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4억 배럴 비축유 방출 제안…"불충분" 분석
달러 강세·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에 금값 하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안한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 계획에도 공급 불안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11일(현지시각) 국제유가가 5% 가까이 급등했다. 금값은 달러 강세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80달러(4.6%) 오른 87.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물은 4.18달러(4.8%) 상승한 배럴당 91.98달러에 마감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전례 없는 규모의 비상 공동 대응"이라며 회원국 보유 비축유 12억 배럴 중 무려 4억 배럴을 시장에 풀기로 했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로, 방출 시점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IEA 결정에도 공급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란의 물리적 도발이 현실화되면서 단기적 수급 대책보다 물리적 봉쇄의 공포가 시장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해상 보안 및 리스크 평가 업체들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3척이 추가로 피격되었으며, 이로써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해당 지역에서 공격받은 선박은 최소 14척으로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미국이 유조선 호송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공격 위험이 지나치게 높아 미 해군이 현재로서는 선박 업계의 군 호송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는 드론 공격으로 인해 단지 내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루와이스 정유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이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최신 에너지 인프라 차질 사례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를 통한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로이터통신은 선박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급감한 물량을 보완하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이웃 국가인 이라크·쿠웨이트·UAE가 이미 감산에 들어간 상황에서, 야누부(Yanbu) 항구를 통한 수출 확대로 추가적인 감산을 피하려 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이 전쟁이 걸프 지역의 원유·석유제품 공급을 하루 약 1,50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시키고 있으며, 이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는 또한 미국 정부의 주간 보고서에서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증가했다는 소식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휘발유 및 디젤·항공유 등을 포함한 중간유 재고는 예상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값은 달러 강세와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소폭 하락했다. 이러한 요인은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란 기대를 키우며 금 가격을 압박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1.2% 하락한 5179.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 가격은 한국시간 기준 12일 오전 2시 33분 5169.02달러로 0.4% 하락했다.
미 달러지수는 0.4% 상승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 원자재는 다른 통화 보유자들에게 더 비싸지기 때문에 수요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제이너 메탈스 부사장이자 수석 금속 전략가인 피터 그랜트는 "현재 금 시장은 전쟁으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와 '고금리 장기화' 우려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지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월에 0.3% 상승해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으며, 1월의 0.2% 상승보다 높았다. 2월까지 연간 CPI 상승률은 2.4%로 역시 전망치에 부합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요일 발표 예정인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옮겨가고 있다. 해당 지표는 발표가 지연된 상태다.
스탠다드차타드 분석가들은 금이 현금 수요 증가로 인해 몇 주 동안 하락 압력을 받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장기적으로 금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기적인 차익실현 이후 금 가격이 다시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kwonjiun@newspim.com













